2025년 07월 29일(화)

문고리만 잡았을 뿐인데 줄줄이 '구토·설사'... 결혼식장서 벌어진 비극

일본 결혼식장에서 노로바이러스 집단 감염 발생


일본 삿포로시의 한 결혼식장에서 노로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해 수십 명의 하객이 증상을 호소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홋카이도방송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달 6일 삿포로시 주오구 소재 예식장에서 진행된 결혼식에 참석한 53명 중 27명이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결혼식 참석자들은 행사 이후 며칠이 지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고를 연이어 접수했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미취학 아동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확인됐으며, 대부분 발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일부 감염자의 대변 검사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실제로 검출됐다.


부적절한 소독이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감염 원인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됐다.


해당 예식장에서는 5일 전에도 다른 결혼식이 열렸는데, 당시 한 참석자가 데려온 영아가 현장에서 배변한 사건이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제는 이 배변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예식장 청소 담당자가 '에탄올'만으로 소독 처리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에탄올은 노로바이러스 제거에 효과가 미미하여 소독이 불충분했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예식장 내에 잔존하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예식장은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3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앞서 열렸던 결혼식에서도 80명의 참석자 중 40명이 유사한 증상을 호소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당시 감염원이 식품 이외의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식중독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로,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 등의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되거나 환자와의 접촉, 심지어 감염자가 만진 문고리 등의 표면을 통해서도 쉽게 전파된다.


감염 후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일부 환자는 복통, 오한, 발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노로바이러스는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특성이 있어 추운 계절에 발생이 급증한다.


다만 최근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삿포로시 보건소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는 에탄올 소독만으로는 제거가 어려우므로, 반드시 염소계 표백제 등으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