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경기 침체에 지갑 사정 어려워지자 '데이팅 앱' 여성 가입자 폭증... 이유 물었더니

데이팅 앱이 '푸드 딜리버리' 앱으로 변신?


최근 데이팅 앱이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현상이 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지갑 사정이 어려워지자 최근 싱글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만남보다는 '공짜 식사'를 목적으로 데이팅 앱을 활용하는 이른바 '푸디 콜(foodie call)'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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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캐롤라이나의 그래픽 디자이너 캐서린 슬랙(Katheryne Slack)은 최근 마켓워치(MarketWatch)와의 인터뷰에서 집에 커피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힌지에서 매치된 상대에게 무료 커피를 얻어마셨다고 고백했다.


슬랙은 "그를 만나자마자 내가 그에게 호감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만나기로 했고, 커피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동은 틱톡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많은 틱톡커들이 힌지(Hinge), 범블(Bumble)과 같은 데이팅 앱을 이용해 상대방의 돈으로 식사를 하거나 음식을 얻어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한 여성은 레스토랑에 앉아있는 영상을 공유하며 '무료 음식과 음료를 위해 데이트를 계속할 때'는 문구를 삽입했다.


해당 영상란에는 '나도 2주 연속으로 푸디 콜을 했다' 등 푸디 콜을 해봤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어떤 이들은 데이트를 나서며 '식사 준비'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경제적 불황이 부추기는 '푸디 콜' 현상


이러한 '푸디 콜' 현상은 최근의 경제적 불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임대료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외식 비용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일부 싱글들은 데이트 앱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뉴욕과 같이 생활비가 높고 맛집이 많은 도시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스트 빌리지 주민 올리비아 발싱어(Olivia Balsinger)는 데이트를 통해 고급 해산물 레스토랑 '캐치'에서 5코스 만찬을 즐긴 경험을 공유했다.


"모두 다른 사람 돈으로 먹었다. 강제로 돈을 내야 했다면 아마 몇 주 동안 밥을 먹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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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 콜'은 사실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19년 '성격 및 사회심리학회(Society f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여성 3명 중 1명은 무료 음식을 목적으로 데이트에 나간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마키아벨리즘(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 등 이른바 '다크 트라이어드(Dark Triad)'의 성격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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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단순히 무료 식사를 얻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감정과 시간을 이용하는 비윤리적 행동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데이팅 앱 사용자들은 상대방의 진정성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이는 온라인 데이팅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푸디 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단기적인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신뢰와 진정성에 기반한 관계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