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9일(화)

미사일 난무해 항공기 다 피해가는데... '이란 영공' 홀로 날고 있는 비행기의 정체

미사일 쏟아져 다 피해가는 이란 영공 진입한 비행기 정체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이란 상공에서 정체불명의 비행기가 포착됐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는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이후 중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세 차례 이란 영공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의 핵 시설을 기습 공격하면서 양국 간 무력 충돌의 수위를 높였다.


이후 중동 지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자 대부분의 민간 항공편은 이란 영공을 피해 우회하거나 운항을 중단했다.


인사이트중국 상하이에서 룩셈부르크로 가는 CLX9877 항공편 / Flightradar24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이례적인 항적이 포착됐다. 중국에서 이륙한 보잉 747 화물기가 지난 14일부터 세 차례나 이란 영공에 진입한 것.


이 항공기는 최종 목적지를 룩셈부르크로 설정했으나 유럽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란 인근에서 사라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항공기들이 군수물자나 정부 계약 물품 수송에 주로 사용되는 보잉 747 기종이라는 점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영국 엑서터 대학교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중국 관계 전문가인 안드레아 기셀리(Andrea Ghiselli) 강사는 "이란은 중국의 주요 에너지 공급자로 하루 최대 20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한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이란을 지원하고 안정시킬 방법을 모색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인사이트지난 15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폭발한 이란 테헤란의 석유 창고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 GettyimagesKorea


이어 "이란 현 정권의 붕괴는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며 중동 지역에 많은 불안정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중국의 경제적, 에너지적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며 "또한 이란에서도 중국으로부터의 도움을 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에 탄도미사일을 제공한 전력이 있어, 이번 항공편 역시 단순한 화물 운송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분쟁 초기부터 이란에 공개적으로 군수품을 전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중국 및 중동 전문가 투비아 게링(Tuvia Gering)은 "베이징이 테헤란에 국방 물자를 공개적으로 보낼 가능성은 아직 낮지만 무시해서는 안 된다.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지난 13일 이란 테헤란에서 구급대원과 시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무너진 건물을 살피고 있다.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