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일정 바꿔 목숨 건진 남성, 자리도 행운의 좌석 11A였다
탑승자 242명 중 단 한 명만 생존한 에어 인디아 여객기 추락사고. 이날 생존한 인도계 영국인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좌석 '11A'가 당초 다른 승객의 자리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The Sun)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주에 사는 오웬 잭슨(Owen Jackson, 31)은 인도 출장 일정을 마친 뒤 목요일(12일)에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획한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그의 동료들은 일이 너무 바쁘니 이틀만 귀국 일정을 미루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오웬은 이틀 후인 14일 출발하는 항공권으로 변경했다.
오웬 잭슨과 그의 아내 필리파 / THE Sun
예약 변경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는 그의 생사를 가르는 일생일대의 선택이 된다. 그가 당초 탑승하기로 했던 여객기가 바로 294명이 사망한 에어 인디아 항공편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의 자리는 유일한 생존자의 좌석인 '11A'. 아무리 행운의 좌석이었다고 하지만, 그 또한 행운의 주인공이 됐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렇게 목숨을 건진 오웬은 에어 인디아 추락 당시 동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가 아내에게 항공편을 변경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오웬의 아내 필리파(Phillipa, 30) 연락이 닿지 않는 그의 안위를 걱정하며 2시간 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추락한 에어 인디아 AI171편 보잉 787-8 드림라이너 여객기 / GettyimagesKorea
관련해 필리파는 "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다. 당시 수업 중이어서 내가 느끼는 불안함을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애써야 했다"면서 "내가 느낀 감정은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실제로 느끼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웬은 "너무 충격이다.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면서 "정말 이상한 우연이다"라고 했다.
이어 "여객기 사고 소식을 가끔 듣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내가 탈 수도 있었던 여객기라고 하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항공편을 바꿔서 굉장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사고 직후 태국의 한 남성이 SNS에 27년 전 자신도 여객기의 11A 좌석에 앉았다가 추락 사고서 살아남았다는 글을 남기면서, 좌석 위치에 따른 생존 확률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어 인디아 여객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