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노인의 이례적인 이혼 소송
중국 후베이성에서 93세 고령의 남성이 85세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홍성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차이씨는 지난 4월 자녀들과 함께 법원을 찾아 아내 야오씨와의 결혼 관계 종료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차이씨는 이혼 소장을 통해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급하게 결혼했으나, 함께 생활해보니 성격 차이가 크고 아내의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아내에게 삶에 대한 의욕이나 배우자로서 발전하려는 태도가 전혀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황혼 재혼에서 황혼 이혼으로
이 부부는 2009년 재혼으로 결합했으며, 당시 차이씨는 77세, 야오씨는 69세였다. 그러나 건강 상태 악화가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켰고, 최근 3년간은 각자 자녀들의 집에서 별거 생활을 해왔다.
간헐적인 만남에서도 언쟁이 잦아 관계는 점차 소원해졌다.
법원은 장기간의 별거와 감정적 악화 상태를 고려해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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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혼을 승인했으며, 차이씨는 위자료로 자발적으로 1만 위안(약 190만원)을 야오씨에게 지급했다.
담당 판사는 "결혼과 이혼은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보장된 기본적 권리"라며, "고령자 간 재혼이 증가하면서 감정 충돌로 인한 황혼 이혼 사례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었으며, 고령 부부의 이혼 소식에 네티즌들은 "93세에 이혼이라니, 인생이 정말 길다", "나이와 무관하게 개인의 선택은 존중해야 하지만 다소 황당하다", "90대가 넘어서도 배우자에게 성장과 발전을 요구하는 모습이 놀랍다"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