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양파 품종 개발로 식량 주권 확보 나선다
전남농업기술원이 15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국산 양파 신품종들이 농가에서 성과를 내며 매년 60억 원의 로열티 유출을 막고 식량 주권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그간 수입 종자에 60% 이상 의존해 왔던 국내 양파 재배가 온전한 '국산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전국 양파 생산량의 38%를 차지하는 전남 지역에서는 매년 60억 원의 종자 구입비와 로열티가 해외로 유출되어 왔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였다.
전남농업기술원 김성준 농업연구사는 "수입종을 대체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분자 육종 기술을 활용해 기존 육성 기간을 크게 단축시켰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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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양파 품종, 품질과 경제성 모두 잡다
2010년부터 시작된 국산 양파 품종 개발은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해 기존 15~20년 걸리던 육종 기간을 10년 안팎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금송이, 아리아리랑, 스리랑, 파링 등 9개의 우수한 국산 품종이 탄생했다.
이 신품종들은 단단한 과육과 뛰어난 저장성을 자랑하며, 부패율이 현저히 낮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줄기 추대와 분구 발생률이 낮아 재배 안정성이 우수하고, 기후변화에도 강한 내성을 보인다.
현재 무안, 함평, 고흥 등 전남 주요 산지와 경남 일부 지역을 포함해 약 160헥타르 면적에 국산 신품종이 보급되고 있다.
농가들은 이 품종들이 일본산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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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자립으로 연간 60억 원 외화 유출 차단
전남농업기술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산 양파 종자 사용 시 헥타르당 약 200만 원 이상의 종자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전남 지역 전체로는 매년 60억 원 이상의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농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종자 로열티 부담이 줄어들면서 생산비가 낮아지고,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안정에도 기여하게 된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양파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공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이선경 농업연구사는 "드레싱이나 젤리를 포함해서 총 7종 정도 개발했다"며 "산지 폐기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2030년까지 국산 종자 보급률 45%로 확대
전남농업기술원 김행란 원장은 "전남의 양파 산업 발전을 위해 우수한 신품종을 육성하고 가공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양파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국산 양파 종자 보급률을 현재 35%에서 4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농가 기술지원 강화, 재배단지 확대, 가공산업 활성화 등 전방위적 지원이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