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고수 호불호, 유전자가 결정한다
여름철 냉면이나 비빔국수를 주문할 때 "오이 빼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한 마라탕이나 베트남 음식에서 고수를 제외해달라는 손님들도 많다.
이런 음식 호불호의 원인이 단순한 취향이 아닌 유전적 요인때문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일 카드뉴스를 통해 오이와 고수에 대한 극명한 선호도 차이가 '민감한 유전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타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오이의 쓴맛을 내는 '쿠쿠르비타신' 성분에 대한 반응은 'TAS2R38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
이 유전자가 민감한 사람들은 오이의 쓴맛을 일반인보다 100~1000배 강하게 느낀다.
고수 혐오의 과학적 근거
고수의 경우는 더 흥미롭다. 고수 특유의 향은 '알데하이드' 성분에서 비롯되는데, 이 성분은 비누나 로션에도 포함되어 있다. 일부 사람들이 고수에서 "비누 맛이 난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수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유타대학교 연구진은 'OR6A2' 유전자가 변형된 사람들이 알데하이드 성분을 더 예민하게 감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흥미롭게도 이 유전자 변형은 고수 선호도가 높은 중동이나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발생 비율이 낮고, 고수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영양학적 가치와 올바른 선택법
이렇듯 유전자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오이와 고수 모두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식품이다.
오이는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륨 함량이 높아 체내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준다.
고수 역시 마그네슘, 칼슘, 인, 칼륨, 비타민 A, B, C, K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한편, 오이와 고수의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오이는 굵기가 일정하고 곧은 형태에 돌기가 많은 것이 좋다. 또 고수는 잎과 줄기가 연하고 특유의 향이 강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관 시에는 오이의 경우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손질한 후 물기를 닦고 밀봉하지 않은 채 냉장 보관하며 2~3일 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고수는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용도에 맞게 나누어 사용하고, 잎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