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알레르기 질환, 환경·생활습관·심리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
국내 청소년 3명 중 1명 이상이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러한 질환은 환경적 요인과 생활습관, 심리사회적 요인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 연구팀이 제5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3~18세 청소년 163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세 가지 주요 알레르기 질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인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분석 대상이 된 요인으로는 거주지, 주택 유형, 가구 수, 경제 수준 등의 환경적 요인과 비만, 예방접종, 흡연, 음주, 수면 시간, 신체 활동 등의 건강행동 요인, 그리고 스트레스, 자살 충동, 우울증, 정신건강 상담 경험, 자가 건강 평가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포함됐다.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과 성별 차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의 35.8%에 해당하는 584명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알레르기 비염이 23%(374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아토피 피부염이 11%(183명), 천식이 10%(159명)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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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39% 더 높은 발병 위험을 보인 반면, 아토피 피부염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30% 더 높은 유병률을 나타냈다.
흡연은 천식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식을 앓고 있는 청소년의 흡연율은 21%로, 천식이 없는 청소년의 흡연율(13%)보다 현저히 높았다.
이는 흡연이 천식 발병의 위험 요인일 뿐만 아니라, 천식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폐기능 개선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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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 역시 알레르기 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청소년 중 7시간 미만 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알레르기 비염 72%, 아토피 피부염 64%, 천식 61%에 달했다. 특히 7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청소년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청소년보다 알레르기 비염 발병 위험이 40%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기는 신체적·정서적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로, 스트레스가 알레르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알레르기 비염 31%, 아토피 피부염 30%, 천식 29%였다. 특히 스트레스를 자각하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알레르기 비염 발병 위험이 48%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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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 미생물 노출 기회가 줄어들면 면역체계 발달이 저해되어 알레르기나 감염질환에 취약해진다는 '위생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알레르기 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가족 구성원 수가 많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실제로 가족 구성원이 5명 이상인 청소년은 2명 이하인 청소년에 비해 아토피 피부염 발병 위험이 55% 낮았으며,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알레르기 비염 발병 위험이 78% 더 높았다.
전유훈 교수는 "많은 한국 청소년이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으며, 환경·건강행동·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청소년은 학업과 바쁜 일정으로 인해 질병이 있어도 꾸준한 병원 방문이 어려운 경향이 있어 알레르기 질환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소년기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