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싸운 뒤 항상 '잠수'타고 연락 안 받는 남편... 시어머니 "딴짓 안해, 놔두거라"

부부 갈등 시 '잠수 타는' 남편, 이혼 사유 될 수 있을까?


결혼 생활에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일방적으로 연락을 차단하고 며칠씩 사라지는 남편의 행동이 법적으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지난 1일 양나래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와 관련된 한 여성의 사연을 공유하며 법률적 조언을 제공했다.


img_20211124145941_8eiplz94.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의 주인공은 결혼 3년 차인 30대 여성 A 씨로, 소개팅으로 만난 남편과 6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A 씨는 "6개월이면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의 매일 만났고 여행도 다녀와 실질적으로 함께한 시간이 꽤 길었다"며 "연애 기간 동안에는 다툼 없이 장단이 잘 맞고 대화가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혼 후 부부 갈등이 발생하면서 남편의 특이한 싸움 방식이 드러났다.


A 씨에 따르면, 자신은 과격하게 말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기분이 상하면 입을 닫고 A 씨의 연락처를 차단한 채 찜질방 등에 가서 2~3일간 연락을 끊었다가 "기분이 풀렸다"며 돌아오는 패턴을 반복했다.


시부모도 인정한 남편의 오랜 회피 습관


img_20211010160724_ykmu7re9.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답답함을 느낀 A 씨가 시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지만, 시부모는 "어릴 때부터 혼나서 감정이 상하면 연락을 끊고 친구 집에 가서 잠수를 타다 돌아오는 아이였다"며 "딴짓하는 것이 아니니 이해해 달라"고 남편의 행동을 옹호했다.


심지어 "갈 곳이 없으면 우리 집에 와서 자고 가니 우리 집에 오면 얘기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대화로 해결한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다 보니 마음속에 불만과 화가 쌓였다"며 "남편의 회피 성향이 더 커질까 봐 관계가 좋을 때 최대한 완곡하게 얘기했지만, 남편은 '혼자 가서 생각을 정리하고 오는 게 편하니까 이해해 줘'라며 일방적인 이해를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A 씨가 남편의 애착 티셔츠를 실수로 건조기에 넣어 옷이 줄어버린 일이었다. 이에 화가 난 남편은 집을 나가 2주 동안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A 씨가 시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도 남편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한다.


n6n49d51m547b0mfwn0t.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양나래 변호사는 "남편의 행동은 충분히 법률상 유책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툼의 원인이 무엇이든 대화를 단절하는 것을 넘어 행방을 알리지 않고 외박하는 행위, 그리고 시부모도 그냥 놔두라고 하는 상황에서 부부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A 씨가 여러 차례 화해와 대화를 시도했음에도 남편이 계속 잠수 타는 행동은 이혼 소송에서 남편의 귀책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