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요즘, 제주 양양보다 이곳이 더 핫해요"... 서울서 '1시간'이면 간다는 도시

국내 여행 트렌드, '짧고 가까운' 여행 선호 뚜렷


국내 여행 패턴이 '짧고 가까운' 여행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1박2일 단기 여행이 역대 최고 비율을 기록하며, 제주나 강원도 같은 전통적 인기 여행지보다 수도권과 인접 지역이 새로운 여행 목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과거 '노잼(재미없다는 뜻) 도시'라는 오명을 가졌던 대전이 근거리 여행지로 급부상하며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Instagram 'sungsimdang_official'Instagram 'sungsimdang_official'


지난 28일 업계에 따르면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여행조사' 결과, 올해 1~4월 대전의 여행지 점유율은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전국 지역 중 가장 큰 상승폭으로, 서울·경기(각 0.6%포인트), 인천(0.4%포인트)의 증가세를 크게 앞섰다.


한때 대전은 도시 규모에 비해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성심당이라는 지역 베이커리의 전국적 인기와 함께 대전시의 적극적인 관광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프로야구 인기와 MZ세대 취향에 맞는 맛집, 레트로 감성의 거리 등이 알려지면서 서울에서 KTX로 한 시간 거리라는 접근성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대전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황금연휴 기간 대전의 숙박 예약 증가율은 전년 대비 190%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소소한 만족' 추구하는 단기 여행 선호 뚜렷


2025-05-29 15 26 08.jpg컨슈머인사이트


반면 국내 대표 관광지였던 제주와 강원은 각각 2%포인트, 1.4%포인트 하락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주는 고물가 논란 등 기피 요인이 부각되면서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강원은 '근거리 단기간 여행' 경향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여행 일정도 눈에 띄게 짧아지고 있다. 1박2일 단기 여행 비율이 5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2박3일은 28%로 2017년(32%)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3박4일 이상은 21%에 그쳤다.


올해 국내 여행 평균 기간은 2.9일로, 코로나19 확산 시기(2020~2022년)의 3.1일보다 줄어들어 팬데믹 이전인 2018~201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는 과거의 단기간 여행 추세가 다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 활동 패턴도 변화했다. 올해 여행자들은 주요 활동으로 '식도락'과 '친지·친구 만나기'를 선택하는 비율이 코로나19 이전보다 각각 14%, 8% 증가했다.


국내 관광 할인,국민관광상품권,정부 국내여행,국내 관광 이벤트,코로나19 관광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팬데믹 시기 인기 있었던 '자연 풍경 감상'은 8%, '휴식'은 1% 감소했고, '놀이·테마공원, 온천 등 즐기기'도 9% 줄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여행 행태가 강화되고 있다"며 "전체 여행 수요는 감소하는 가운데 수도권과 대도시의 비중이 커지면서 원거리, 자연 중심의 관광지를 찾는 소비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는 장거리보다 단거리 여행지를 선호하고, 짧은 시간 내에 맛집과 지인을 만나는 등 소소한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여행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대전과 서울 같은 도심 인근에서 '맛 따라 떠나는 주말여행' 같은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