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고약한 냄새 풍기던 '노린재'의 반전... "뇌 인지기능 활성화에 도움"

큰광대노린재 향, 뇌 인지기능 영역 활성화에 효과있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린재가 내뿜던 '고약한 향'이 우리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5일 농촌진흥청(농진청)은 '큰광대노린재'의 냄새가 우리 뇌 인지기능 관련 영역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큰광대노린재는 노린재목 광대노린재과에 속하며, 금녹색 광택과 붉은 줄무늬가 특징이다.


농진청이 경북대병원 고혜진 교수팀과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과와 계피가 섞인 듯한 큰광대노린재의 향은 인간의 뇌 전두엽과 해마 등 고차 인지기능과 관련된 영역을 유의미하게 자극했다.


인사이트큰광대노린재 / 사진 제공 =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실험 참여자 37명을 대상으로 큰광대노린재 향과 대조향인 알코올 향을 각각 맡게 한 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한 결과, 큰광대노린재 향을 맡은 이들의 고차 인지 영역이 더 넓고 강하게 활성화됐다.


전두엽은 기억, 언어, 감정, 공간 감각 등 인지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해마는 기억 형성과 회상, 감정처리에 관여하는 대뇌변연계의 핵심 부위다.


이 외에도 큰광대노린재의 향은 감정 공감과 자기 인식에 관여하는 두정엽 하부, 작업기억과 주의력 조절에 관여하는 좌측 중간 전두엽 역시 활성화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농진청 관계자는 "향은 대뇌변연계와 직접 연결된 후각을 통해 감정과 기억 회로를 자극할 수 있으며, 이번 연구는 곤충이 가진 고유 향기가 인지기능 자극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큰광대노린재의 향이)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반응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변영웅 농진청 산업곤충과장은 "이번 연구는 관찰이나 사육 중심이던 곤충 치유 접근에서 한 단계 진화한 사례"라며 "후각이라는 감각 자극을 접목해 정서곤충 활용 범위를 넓히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큰광대노린재 / 사진 제공 = 농촌진흥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