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내 어린 시절 추억은 '너'였어"... 쥬니버, 내일(27일) 역사 속으로

마지막까지 남았던 어린이 포털...27일 오후 3시, 서비스 종료


2000년대 초등학생들의 컴퓨터 첫 기억을 장식했던 그 이름, 쥬니버가 내일 오후 3시를 끝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사라진다. 야후 꾸러기, 다음 키즈짱에 이어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국내 어린이 전용 포털의 퇴장이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현 20·30대는 종종 '쥬니버 키즈'라 불린다. 


이들은 쥬니버에서 동물농장을 가꾸고, 슈의 라면가게를 운영하며, 쥬디와 함께 가상 놀이를 즐겼다. 학교 끝나고 컴퓨터를 켜는 손끝에는 늘 쥬니버가 있었다.


인사이트뉴스1


그런 쥬니버가 이제는 '종료 예정 서비스 목록'이라는 차가운 명단 속 하나의 이름이 됐다.


'쥬니버 키즈'의 눈물...추억의 게임은 이미 2019년에 멈췄다


사실 쥬니버의 상징이자 핵심이었던 게임랜드는 이미 2019년 2월 문을 닫았다. 슈 게임, 쥬디 게임, 키니위니, 동물농장 등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공간은 그때 이미 한 차례 작별을 고한 셈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은 남았다. 유튜브에는 슈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는 '쥬니버 세대'의 영상들이 쏟아졌고, 유튜버 '선바'가 만든 슈 게임 콘텐츠는 5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2018년 올라온 영상에는 지금도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 시절로 잠시나마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계속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쥬니버의 마침표 , 그러나 추억은 남는다


인사이트YouTube '혜안'


쥬니버를 운영하던 네이버는 최근 자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쥬니버 세대가 실제 네이버에 입사해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회사 측은 "슈의 라면가게를 클리어하는 게 모든 쥬니버들의 꿈 아니었을까", "게임 속에서라도 과자를 마음껏 살 수 있어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쥬니버가 단지 서비스가 아닌, '추억 자산'이었다는 표현이 담겼다.


네이버는 앞으로 커넥트재단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엔트리'를 중심으로 AI 시대의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대는 바뀌고, 기술은 진화하고, 어린이들의 놀이는 다른 방식으로 전해지게 된다.


그러나 쥬니버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컴퓨터 모니터 너머에서 "라면 다 끓였어요"를 외치던 슈의 목소리와, 동물

농장에서 '돈 벌기'를 고민하던 순간들이 여전히 또렷하다.


누리꾼들은 "동물농장에 아직 못 꺼낸 돈이 있다", "어린 시절 덕분에 행복했다", "그 시절의 나를 잊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쥬니버는 사라지지만, 그 시절의 마음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서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