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함께한 부부, 결혼기념일 이틀 후 같은 날 세상 떠나

7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부부가 결혼기념일을 함께 축하한 지 이틀 만에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세상을 떠난 사연이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각) 브라질 G1,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 오전 7시 브라질 상파울루주 보투포랑가에 사는 오딜레타 판사니 데 하로(92)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같은날 오후 5시에는 그의 남편 파스쿠알 데 하로가 같은 방에서 9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74주년 기념행사를 한 지 불과 이틀 후, 10시간 간격으로 자택의 같은 방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The sun

두 사람은 10대 시절인 1951년 4월에 결혼해 6명의 자녀를 낳았다. 오딜레타는 집안일을 담당했고, 파스쿠알은 직물 가게에서 일하며 가정을 꾸려왔다.

평생 나눔을 실천한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 부부는 단순히 가정을 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했다.

두 사람은 함께 보투포랑가에서 자선 단체를 설립해 미혼모에게는 아기 옷을 기부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 등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러던 중 아내 오딜레타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으며, 남편 파스쿠알이 헌신적으로 아내를 보살폈다. 지난 2023년에는 파스쿠알이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이후 파스쿠알은 종종 "신이시여, 우리 부부를 같은 날 함께 데려가 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이는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이 충격과 외로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G1 보도 갈무리

부부가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 두 사람은 가족들과 함께 결혼 74주년을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부의 장례식이 끝난 후 그들의 사위는 "영화에 나올 법한 사랑이다. 두 사람은 항상 '함께 떠날 것'이라고 말했는데, 현실이 됐다"면서 장인이 쓴 여러 장의 편지를 공개했다.

오딜레타를 향해 쓴 편지에는 '당신 곁에서 살고 싶다. 당신의 바람을 헤아리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그래야만 나도 행복할 것. 천 년을 산다고 해도 당신과 당신 곁에서 행복한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라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