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전국 확산 중인 무료 화장품 자판기
최근 일본에서는 도쿄의 시부야 로프트부터 지방 쇼핑센터까지, 전국 곳곳에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판기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일본 TBS는 최근 늘고 있는 이 화장품 자판기의 인기를 분석했다.
パンダライター・イラストレーター
매체에 따르면 지난 3월 대형 잡화점 로프트(LOFT) 시부야점, 긴자점, 우메다점 등 3곳에 시범 설치된 화장품 자판기 '로후보(ロフボ)'가 많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로후보를 통해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고 간단한 설문에 응답하는 것만으로 인기 브랜드의 최신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シブヤ経済新聞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로프트 앱을 다운로드한 후 방문한 매장을 즐겨찾기에 등록하면 QR코드가 표시되는데, 이 QR코드를 자판기에 스캔하기만 하면 로프트 바이어가 엄선한 4종류의 화장품 샘플 중 하나가 나온다.
한 달에 한 번 상품이 교체되지만, 인기 제품은 며칠 만에 소진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어퓨, 바닐라코, 달바, 투에이엔, 롬앤, 에스트라 등 다양한 한국 화장품 샘플도 볼 수 있다.
해당 자판기를 이용한 40대 여성은 TBS에 "매장에서는 점원의 눈치가 보여 구매를 망설였는데, 이렇게 조용히 샘플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20대 여성 이용자는 "카운터 등을 거치지 않고 이용할 수 있어서, 줄을 서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라는 평을, 50대 여성 이용자는 "매우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저번에 샘플 받아서 좋았으니까 사자'라는 생각도 든다"라는 평을 남겼다.
무료 샘플 자판기에는 한국 화장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 TBS
소비자, 유통업체, 제조사 모두 이익... '트리플 윈'
TBS는 무료 샘플 자판기는 소비자, 유통업체, 제조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트리플 윈'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로프트 DX추진실 실장 아라시 요이치(嵐 陽一)는 "무료 샘플을 계산대에서 나눠주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다"며 "일손 부족 상황에 유인 배포에서 자판기로 전환해 현장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앱 등록자 수와 매장 방문객 증가라는 부수적 효과도 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다큐 SC 디벨롭먼트(小田急SCディベロップメント)'의 스즈키 료헤이(鈴木涼平)는 "데드 스페이스 활용이 과제였는데, 자투리 공간에 샘플 자판기를 설치해 공간 활용과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무료 샘플 자판기 앞에 줄을 늘어선 사람들 / Instagram 'ina8181'
무료 샘플 자판기를 설치한 곳은 로프트뿐만이 아니다. 가나가와현 에비나시의 쇼핑센터 'ViNAWALK' 또한 1층과 2층에 각각 무료 샘플 자판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쿄 스카이트리를 비롯해 전의 시설이나 역 등에도 무료 샘플 자판기가 설치됐으며, 그 수는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25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으로 직접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데도 무료 샘플 자판기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판기 개발사인 주식회사 애드인테(株式会社アドインテ)의 후카이 소타(深井奏太)는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가 설치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고 밝혔다.
즉, 시설 측은 비용 부담 없이 고객 유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개발사는 샘플을 제공하는 화장품 제조사로부터 관리비를 받는 구조다.
(좌) X 'heisay2k', (우) X 'mvwpm0pXDT38117'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 수집이다. 후카이 씨는 "어떤 사용자에게 샘플을 제공했는지 모두 파악할 수 있어 제조사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 과정에서 수집되는 개인 정보와 설문 응답은 수기 방식으로는 얻기 어려운 귀중한 마케팅 데이터로, 제조사의 향후 프로모션 전략 수립에 활용된다고 한다.
이처럼 무료 샘플 자판기는 일손 부족 문제 해결, 공간 활용, 고객 유치, 그리고 마케팅 데이터 수집이라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