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에 서지 않은 尹 전 대통령, 모든 질문에 침묵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법원이 지하 통로 출입을 불허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공개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오전 9시 54분께 윤 전 대통령은 검정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그는 말없이 포토라인을 지나 법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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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이던 취재진은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 "군부정권 이후 헌정사상 첫 계엄 대통령인데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 생각하느냐",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윤 전 대통령은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지하 출입 금지' 조치에 따른 첫 공개 출석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이번 재판부터 윤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 이용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출석은 일반 출입구를 통해 이뤄졌고, 법정 외부의 윤 전 대통령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앞서 지난 1, 2차 공판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윤 전 대통령이 지하 통로를 통해 출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전직 대통령에게 지나친 예외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재판부가 출입 방식 변경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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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입장'도 없었다...무거운 침묵 속 법정 향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출석에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들어서면서도 별다른 제스처나 메시지 없이 굳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그의 침묵은 역대 대통령급 피고인의 출석 장면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령 관련 혐의 외에도 위헌적 권한 행사, 헌법 질서 파괴 기도 등의 중대 사안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계엄 선포는 대한민국 군정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재판의 의미는 작지 않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갈지, 아니면 직접 입장을 밝히며 방어 논리를 펼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