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골프장에 더 가깝게 살수록 '이 질환' 발병 위험 높다 (연구)

| 골프장 인근 거주자, 파킨슨병 위험 2배 이상 높아


골프장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최대 3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캔자스대학교 메디컬센터 등 4개 기관 연구진이 진행한 이 연구는 골프장 관리에 사용되는 살충제와 화학약품이 주변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지난 1991년부터 2015년까지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에 거주한 주민 5,000여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파킨슨병 환자 419명과 건강한 대조군 5,113명을 비교한 결과, 골프장 반경 1마일(약 1.6k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파킨슨병 진단 가능성이 평균 2.26배, 최대 2.98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골프장에서 3마일(약 4.8km)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한 사람들은 위험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회 산하 국제 의학 학술지에 게재됐다.


| 골프장 관리와 파킨슨병의 연관성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의 원인으로 골프장 관리에 사용되는 살충제 노출을 지목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hh-pm


골프장의 푸른 잔디와 완벽한 페어웨이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유기인계 및 염소계 화학물질을 포함한 농약들은 오염된 지하수나 공기를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들 물질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이 제기되어 왔다.


논문은 "골프장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파킨슨병 위험이 증가하는 선형적인 상관관계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노출 정도가 거리에 반비례하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이 연구는 미국 중서부 두 개 주에 한정된 사례로, 유전적 요인이나 직업적 노출 같은 다른 중요한 요소들은 분석에서 제외됐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연구 대상자들이 해당 지역에 얼마나 오랜 기간 거주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 연구 결과 해석에 신중함 필요


영국 파킨슨병 재단의 데이비드 덱스터 연구국장은 이 연구 결과의 해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킨슨병은 진단 시점보다 10~15년 전부터 뇌에서 서서히 시작되기 때문에, 대상자가 해당 지역에 얼마나 오랜 기간 거주했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이 연구가 직접적으로 수질을 측정하거나 살충제의 존재를 입증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며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떨림, 근육 경직, 느린 움직임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로 50세 이후에 발병하며, 매년 미국에서 약 9만 명, 영국에서 약 1만 8천 명이 새롭게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