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자폐 조기 선별 AI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ETRI 제공
이 기술은 ASD 아동의 조기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탐지하여 조기 선별과 개입의 기회를 넓히고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영유아와 아동을 대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유도 콘텐츠'와 이를 시청하는 동안 수집된 6분 이내의 비디오 영상을 분석하여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선별할 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 인지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SD는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 부족,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등 특정 행동과 발달을 관찰함으로써 발견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의료 개입이 이루어질 경우 발달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선별과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문 인력의 부족, 사회적 인식의 한계, 시간과 자원에 대한 제약 등으로 인해 증상 발견 이후 실제 진단까지는 2~6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ASD의 주요 증상이 생후 12~24개월, 경우에 따라 그 이전에도 나타날 수 있어 조기 선별과 개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ETRI 연구팀은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42개월 이하 영유아의 3531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 지표의 민감도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가능한 영유아 관찰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ETRI 제공
이 시나리오를 토대로 ▷흥미 있는 대상을 보여주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 ▷모방 행동 ▷가리키기 ▷눈 맞춤 등 다양한 사회적 반응을 유도하고 관찰할 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 유도 콘텐츠'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해당 콘텐츠를 시청하는 영유아의 상호작용 과정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개인 특성정보·감정 인식 ▷응시점 및 호명 반응 탐지 ▷제스처 인식 ▷모방·상동 행동 탐지 등을 수행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인식 AI'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20년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서울센터에 ASD 선별을 위한 리빙랩을 구축한 후 지난 5년간 영유아를 대상으로 관찰 검사와 데이터 수집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해당 기술을 현장 중심으로 고도화해 왔다. 이를 활용하면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문턱을 낮춰, 유아원·보육시설·발달센터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아이가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으로 보다 간편하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유장희 ETRI 소셜로보틱스연구실 박사는 "자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증상 발견 후 진단까지의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연구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폐 같은 중요한 문제의 해결에도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