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4일(수)

미얀마 강진으로 방콕서 유일하게 붕괴된 '중국 국영기업 시공' 건물... 철근 상태 보니

방콕서 유일하게 무너져내린 33층 건물...시공사에 중국 국영기업 포함


미얀마 만달레이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의 여파로 태국 방콕에서 건설 중이던 33층 감사원 청사가 붕괴됐다. 방콕에서 붕괴된 건물은 이곳이 유일한 상황.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서 '부실 중국산 철강'이 발견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붕괴된 건물에서 수거한 철근 검사 결과  2개의 샘플이 '품질 미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X 'Daily Loud'


앞서 붕괴된 건물은 태국 감사원이 입주할 예정이었던 청사로, 짜뚜짝 시장 인근에 2020년부터 지어지고 있었다. 총 공사비만 21억 바트(약 910억 원). 중국 국영 건설회사 '중국철로총공사(CREC)' 산하 '중국철도 10국'의 태국 합작법인이 시공을 맡았고, 설계는 태국의 '이탈리안-타이 디벨롭먼트(ITD)'가 맡았다. 지난해 상량식을 마치고 내부 인테리어까지 한창이었다.


방콕에서의 유일한 '붕괴 건물'인 탓에 단순 지진 피해가 아닌, 시공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철근 실태 조사 나서...'품질 미달' 제품 나와


실제 조사 결과도 우려를 뒷받침했다. 태국 산업부 조사팀은 건물 잔해 속 철강 28점을 수거해 분석해 나섰다.


그 결과 2개의 샘플이 '품질 미달'이었다. 문제는 이 철강이 지난해 가스 누출 사고로 폐쇄 명령을 받은 중국계 철강업체 '신커위안 스틸(Xin Ke Yuan Steel)' 제품이라는 것이다.


인사이트태국 방콕 지역에서 공사 중이던 건물이 미얀마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붕괴됐다. / GettyimagesKorea


이 공장은 이미 2,400톤이 넘는 철강을 불법 유통하다 적발된 전력이 있었고, 이번에도 폐쇄 명령을 어기고 납품을 이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다만 조사팀은 "2개의 샘플만으로 사고 원인을 단정하긴 어렵다"며, 추가로 더 많은 샘플을 확보해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건물 붕괴와 관련된 중국 기업이 잇따라 지목되자 태국 페통탄 친나왓 총리도 직접 나섰다. 그는 "인명 피해를 낳은 이번 사고는 태국의 국가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줬다"며 "중국철도 10국이 관여한 모든 프로젝트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


중국철도 10국은 현재 방콕-농카이 고속철도 구간과 국가수자원청 청사 등 여러 주요 정부 시설 건설을 담당하고 있다. 총리는 "방콕 내 모든 건물은 법적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하며,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붕괴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사고 현장에 불법 침입해 공사 계약·입찰 관련 문서 등을 가져간 중국인 4명이 체포되면서 은폐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