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금연 실패 원인은 '유전자' 때문"... 한국 의료진이 밝혀내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금연이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3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재민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테라젠헬스 홍경원 본부장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의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 사업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남성 4364명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라이프스타일 지노믹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니코틴 대사와 관련된 12개 유전자에서 총 1644개의 단일염기다형성을 분석하여 금연 성공률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단일염기다형성은 유전자 염기 서열에서 한 개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바뀌는 변이를 의미한다.


그 결과, 6개의 단일염기다형성이 금연 성공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은 이들 6개 단일염기다형성에 기반해 산출한 유전적 위험 점수가 높을수록 흡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금연 성공 여부에 있어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발견은 개인 맞춤형 금연 계획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니코틴 대사가 빠른 유전형이라면 금단 현상이 심할 수 있으므로 약물 치료 강화나 추가 상담 제공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현재 흡연자의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과거 흡연자나 비흡연자보다 많고, 규칙적인 운동 비율이 낮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는 생활 습관 역시 금연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흡연은 심혈관질환과 암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2023년 기준 한국 남성 흡연율은 32.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과거에는 남성 사망 원인의 약 19.5%가 흡연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통계도 있었다.


박재민 교수는 "니코틴 대사 속도가 금연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서양인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한국인 맞춤형 금연 전략 수립 필요성과 기초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