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정자 질, 수명과 연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성 정자의 질이 생식능력뿐만 아니라 건강과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연구진이 50년 이상에 걸쳐 진행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정자의 질이 낮은 남성은 운동성이 좋은 정자를 가진 남성보다 평균 3년 가까이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연구진은 1965년부터 2015년 사이 코펜하겐 공공 정액 분석 실험실에서 정자 품질 평가를 받은 남성 78,284명(평균 연령 32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정자 품질 평가를 받은 남성 대부분은 부부 불임 문제로 이러한 평가를 받았으며, 수준은 '매우 우수'부터 '정자 전무'까지 다양했다.
평가에는 정자의 양, 농도, 운동성(난자에 도달할 수 있는 정자의 비율), 정상적인 모양을 가진 정자의 비율 등의 항목이 포함됐다. 연구 기간 동안 8,600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전체의 약 11%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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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질과 기대 수명을 분석한 결과, 정자의 질이 낮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라에르케 프리스코른 박사(Dr. Lærke Priskorn)는 "정자의 질이 가장 좋은 남성은 가장 낮은 남성보다 평균 2~3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절대적 수치로 보면 총 운동성 정자 수가 1억 2000만 개가 넘는 남성은 총 운동성 정자 수가 0~500만 개인 남성보다 2.7년 더 오래 살았다. 정액의 질이 낮을수록 기대 수명도 낮아졌다. 이러한 연관성은 정액 질 평가 이전 10년 동안의 질병이나 교육 수준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정자의 질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반영할 수 있다"며 비만, 흡연, 과도한 음주 등 생활 습관이 정자 수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에 발표됐다.
"정자의 질, 시작적 단서로도 유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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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이트켄(John Aitken) 호주 뉴캐슬대 환경 및 생명 과학부 명예교수는 인간생식에 함께 게재된 논평에서 "기념비적인 논문"이라고 평가하며 "신체 내부에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정자의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덩달아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라고 추정했다.
활성산소는 다른 분자로부터 전자를 빼앗아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면서 DNA와 세포 기능을 손상시킨다.
그는 "전반적인 산화 스트레스 수준을 증가시키는 모든 요인(유전, 면역, 대사, 환경, 생활방식)은 연구진이 관찰한 것처럼 정자의 질과 그에 따른 사망률 패턴의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데일리메일은 "정자의 질을 판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의학적 검사지만, 몇 가지 시각적 단서로도 확인할 수 있다. 건강한 정자가 포함된 정액은 희끄무레한 회색 또는 우유 같은 색이어야 하며, 젤리처럼 걸쭉한 농도여야 한다. 사정량은 최소 1.5ml 이상 또는 티스푼의 1/3 이상이어야 하고, 너무 묽거나 진한 경우, 냄새와 색깔의 변화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