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신을 할 때 피부 속에 주입되는 잉크가 해당 부위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림프절로 이동해 축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덴마크 남덴마크대 공중보건학과 및 임상연구학과 연구진은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진과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문신을 한 사람이 문신이 없는 사람보다 피부암과 림프종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쌍둥이 5900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문신 패턴과 암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문신을 한 쌍둥이에서 피부암과 림프종 발병률이 더 높았다. 특히 문신 크기가 클수록(손바닥 크기 이상)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림프종의 경우 문신이 없는 사람에 비해 큰 문신을 한 그룹에서 발병률이 약 3배 높았다.
이 연구는 나이, 문신 시기, 추적 관찰 기간 등을 고려한 분석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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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결과는 문신이 크고 문신을 한 기간이 오래 됐을수록 림프절에 더 많은 잉크가 축적됨을 시사한다"며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더 조사해 작용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신과 림프종과의 연관성은 2024년 스웨덴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
체내에 흡수된 잉크 입자는 면역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림프절은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감염을 방어하고 신체 내 유해 물질을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문신 잉크가 피부에 침투하면 일부가 림프절로 이동하는데,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잉크가 만성 염증을 유발하여 비정상적인 세포 성장 및 암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남덴마크대 헨릭 프레데릭센 임상교수는 "잉크 입자가 림프절에 축적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으며, 신체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면역 체계가 잉크에 지속적으로 반응하려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으나, 이 지속적인 긴장이 림프절의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다른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관성을 연구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암이 발병하는 데 수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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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청소년기에 한 문신이 질병으로 이어지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측정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문신 잉크에 포함된 특정 색소가 건강에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암 발병과 특정 잉크 색상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그렇다고 색상이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가령, 빨간색 잉크는 알레르기 반응을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잉크 입자가 분자 수준에서 림프절 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특정 유형의 림프종이 문신과 더 큰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수십 년 동안 잉크 입자에 노출될 때 림프절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며 "이는 실제로 건강에 위험이 있는지, 위험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변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에 'Tattoo ink exposure is associated with lymphoma and skin cancers – a Danish study of twin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