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 뉴스1
남들보다 늦은 나이지만 드디어 태극마크의 한을 풀게 된 울산HD 주민규가 국가대표 발탁 소감을 전했다.
지난 12일 울산HD와 전북 현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CL)' 8강 2차전이 열린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는 '늦게 핀 꽃이 더 아릅답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오랜 시간 주민규의 국가대표 승선을 꿈꿔왔던 축구 팬들이 그를 위해 내건 걸개였다. 그라운드 위에 올라선 주민규는 한참 동안 자신을 향한 메시지를 바라봤다.
국가대표 명단 발표일 기준 33세 333일로 역대 가장 많은 나이로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주민규를 향한 팬들의 함성은 유독 컸다.
YouTube '울산 HD FC_ULSAN HD FC'
그토록 바라던 국가대표 승선임에도 전북과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발표 당일 말을 아꼈던 주민규는 이날 승리 후 환히 웃어 보였다.
취재진을 만난 그는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했지만 경기 전 명단이 발표돼 말을 아꼈다"며 "굉장히 오래 걸렸다. 그동안 상처도 많이 받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는데 몇 시즌을 준비하며 끝까지 하다 보니 열매가 맺어져서 정말 기쁘다"고 미소를 띠었다.
이어 과거 겪었던 국가대표 승선 좌절에 대해 "가족들이 상처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난 견딜 수 있었다. 부모님들은 자식이 최고고 아내는 남편이 최고다"라며 "그래서 상처를 좀 받았는데 포기하면 안 됐다. 가족들 꿈을 이뤄주려는 생각에 하루하루 버텼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Instagram 'uhdfc_1983'
주민규는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그는 "팬들이 누구보다도 제가 대표팀이 가기를 원해왔고, 우리 팀뿐만 아니라 K리그를 좋아하시는 팬들이 제게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지금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주민규 선수는 더 설명이 필요 없다"며 극찬을 남긴 황선홍 감독에 대한 인사도 빠트리지 않았다.
주민규는 "그동안 어떻게 더 해야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나 '현타'가 오기도 하고 실망도 많이 해서 자신감도 떨어졌는데, 감독님의 말씀을 기사로 보고 인정받아 무척 기뻤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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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신을 믿어준 황 감독에게 보답하기 위해 "막내라고 생각하면서 '머리 박고' 열심히, 진짜 간절하게 할 생각"이라며 "손흥민 선수와 붙어 다니면서 장점을 배워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주민규는 지난 2021년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생애 첫 득점왕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2022년, 2023년에도 최다 골 선수로 기록됐다.
긴 기다림 끝에 국가대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오는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