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레몬 주사' 놨더니 지방 흐물흐물...해외서 난리난 한국산 지방 분해 주사의 정체

인사이트베이컨 지방 부분에 '레몬 보틀' 용액을 주사로 주입하는 실험 영상 / TikTok 'theglamangelx'


영국, 미국 등에서 지방 분해 효과가 뛰어나다며 '레몬 주사'가 주목받는 가운데, 제조사가 대한민국 서울로 확인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약물의 장기적인 안전성이나 효능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반년간 '레몬 보틀'이라는 약물이 틱톡 등의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틱톡에서 '#LemonBottle'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영상들의 조회 수는 8,150만 회를 넘었다.


구글 데이터를 보면 영국에서 '레몬 보틀'이라는 검색어는 작년까지 없었다가 몇 달 사이 갑자기 증가해 올해 9월엔 '지방흡입술' 검색을 넘어섰다.


인사이트TikTok 'theglamangelx'


특히 베이컨 지방 부분에 '레몬 보틀' 용액을 주입하자 지방 부분이 흐물흐물해지는 영상이나, 주사를 맞은 뒤 3주 후 허리둘레가 눈에 띄게 줄어든 영상 등이 관심을 얻었다.


영국의 일부 미용 클리닉들은 '레몬 주사'가 빠르고 통증 없는 치료법이며 24시간 이내에 지방 분해 결과가 나타난다고 광고하고 있다. 런던 첼시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외과의사 바헤 카리미안은 "레몬 보틀을 요청하는 환자 200여 명에게 이를 시술했는데 모두 만족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레몬 보틀'의 장기적인 안정성이나 효능, 공식 게재된 연구 부족, 홍보 방식 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영국미용의학협회 이사인 소피 쇼터 박사는 "이 제품은 업계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지방 분해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임상적인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정말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TikTok 캡처


영국 의사 등록 업체인 '세이브 페이스'는 올해 들어 이 제품과 관련한 불만을 90건 접수됐는데, 그중에는 멍이나 감염을 겪었고 조직 괴사에 대한 불만도 1건 있었다고 밝혔다.


매체는 '레몬 보틀'의 제조사가 한국 서울에 있는 '시드 메디코스'(Sid Medicos)라는 회사이며 사측은 이 제품이 천연 성분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레몬 보틀'의 핵심 성분은 브로멜라인, 리보플라빈, 레시틴이며 이 성분들이 함께 작용해 지방 세포를 분해한 뒤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적혀 있다.


다만 전체 성분 목록은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없으며 추가 상세 내용에 대한 매체의 요청에도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