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21살,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혔다"... 40살 돼 업소서 쫓겨난 어느 성매매 여성의 호소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그때 저는 21살이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이었습니다"


13일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이 부산에 마지막으로 남은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에서 일하던 40대 여성 A씨의 손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서 A씨는 20년 이상 성매매 업소에 근무했다고 밝히며 "저는 국민학교 졸업장도 없다. 공장에서 친구를 만나서 다방에서 일하게 됐는데, 일을 하면서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방 주인의 소개로 완월동에 보내진 후 더 큰 난관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빚을 갚으려 해도 갚아지지 않았다. 하숙비만 207만 원이었다"며 "빚에 치여서 돌아오는 돈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외출은 꿈도 못 꾸었고, 당시 목욕탕에 갈 때도 일하는 이모들이 지키고 있었다"며 "동네 안에서만 돌고 돌았다.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고 포주들의 감시 속에 살았다고 전했다.


A씨는 "지금은 당뇨로 합병증이 온몸에 다 왔다. 아버지도 3년 전에 돌아가셔서 저는 돌아갈 곳이 없다. 업주가 나가라 했는데 몸이 많이 안 좋고 더 이상 일을 할 수도 집을 구할 수도 없다. 도움이 절실하다"며 글을 끝맺었다.


이와 함께 여성단체는 "완월동에 빠져나온 이 여성들을 위한 기본적인 주거,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 여러 단체에서 완월동에서 구조된 여성들을 위한 직업훈련, 의료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A씨가 일했던 완월동은 지금의 서구 충무, 초장동 지역이다.


현재는 60여 개 성매매 업소에 약 60여 명의 여성이 남아있다. 부산시는 내년 예산안에 완월동 성매매 여성에 대한 자활 예산 3억 5천여만 원을 편성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