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외모 때문이 아니었네"... 남자 7명 홀린 '울산 전청조' 40대 여성의 소름돋는 공통 수법

인사이트(왼) 울산에서 7명을 상대로 30억 원을 가로챈 A씨 / 채널 A 'NEWS A'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전청조가 재벌 3세로 사칭하며 수십억 원대 사기를 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30억 원을 가로챈 40대 여성이 붙잡혔다.


지난 12일 울산 울주경찰서는 소개팅 어플로 만난 남성 7명을 속여 30여억 원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40대 여성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자신을 부유층으로 속이고 휴대전화를 여러 대 사용하며 타인 행세를 하는 등 전청조와 비슷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A씨는 무직이었던 것을 속이고 갤러리 관장, 예술가 등 부유층인 것처럼 행세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를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사업 자금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수천만 원, 크게는 10억 원가량 모두 30억 원 상당을 가로챘다.


A씨는 한 번에 3~5명의 피해 남성과 교제하며 새롭게 만난 상대에게서 받아낸 돈으로 기존 피해자들 돈을 일부 갚는 수법을 사용했다.


교제 이후에는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갔는데 이때 첫 경비는 본인이 내면서 돈이 많은 부유층처럼 행세했다.


심지어 A씨는 남성들을 속이기 위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친정 엄마, 친구 등을 사칭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장 많은 11억 원의 피해를 본 50대 남성 B씨는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씨와 재혼을 목적으로 교제하며 다니던 대기업에 사표를 내고 수억 원의 퇴직금을 A씨에게 건넸다.


또 심부름센터에서 변호사 대행 역할을 해줄 사람을 구해 자기 부모가 B씨에게 유산 수억 원을 남겼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B씨의 부모를 찾아가 5억여 원을 받아냈다.


A씨는 "사채업자에게 잡혀있다. 4억 원을 달라고 한다. 안 그럼 죽는다"며 호소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돈을 모두 챙긴 A씨는 서서히 잠적했고 결국 B씨는 교제 2년 2개월 만인 지난 6월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새로운 남성과 동거 중이던 인천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수억 원을 챙긴 후 연락이 안 되자 다른 피해 남성이 A씨를 신고하면서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


그는 남성들에게서 가로챈 돈 30억 원을 사치품과 생활비 등에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유사한 수법의 범행으로 과거에도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SNS를 통한 관계 맺기가 쉬워지다 보니 각종 앱을 이용한 사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온라인에서 만난 연인에게 금전 요구가 있다면 우선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