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식 / Instagram 'nest_animal_2011'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병 들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동물병원에 버려진 몰티즈 형제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 '동물사랑 네스트'에 따르면 올해 여름 몰티즈 형제 두 마리가 서울의 한 동물병원에 털깎기를 위해 맡겨졌다.
그런데 몰티즈 형제를 데리러 와야 할 보호자는 소식이 끊겼고, 계속되는 병원 측의 연락을 피하기만 했다.
2개월 만에 연락이 겨우 닿았지만 보호자는 "형편이 어려워 더 이상 키우지 못한다", "이사 간 집에서 개를 못 키운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봉구 / Instagram 'nest_animal_2011'
병원 측은 강아지를 돌려보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이미 버린 보호자에게 다시 돌려보낸다 해도 이들이 잘 지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후 용산구 내 유실·유기 동물을 구조해 가족을 찾아주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사랑 네스트(NEST) 측에 연락을 취했다.
네스트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몰티즈 형제에게 봉구, 봉식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네스트가 살펴본 결과 봉구와 봉식이는 각각 10세, 8세로 노견에 속했다.
봉구 / Instagram 'nest_animal_2011'
또 봉구는 방광 결석이 많이 발견됐고 봉식이는 초기 심장병을 진단받았다. 이에 관계자들은 보호자가 이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유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방광 결석이 심했던 봉구는 수술을 받은 후 방광염을 치료 중이고 봉식이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는 중이다.
이들은 각각 임시보호가정으로 옮겨져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구는 사람과 다른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며 가끔 사람인가 싶을 만큼 말귀를 잘 알아 듣는다. 봉식이는 실내외 배변이 모두 가능하고 완벽한 산책 매너를 가졌다.
봉식 / Instagram 'nest_animal_2011'
그러나 이들에게는 현재 입양 문의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 네스트 활동가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둘 다 앞으로 건강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세심하게 관리해 줄 가족이면 좋겠다"며 "나이 들고 아픈 아이일수록 더 가족이 절실히 필요하다. 노견, 장애견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새로운 가족을 찾는다고 전했다.
마음 아픈 몰티즈 형제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쁘면 키우고 병들면 버리는 게 가족인가", "제발 확실한 책임감 없으면 키우지 말아라", "긴 세월을 함께 해왔는데 저리 버리고 어떻게 사냐", "유기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