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0일(일)

"여군은 애교, 남군은 경례"...성차별 지적받고 철거된 군인 조형물

인사이트사진 제공 = 군성폭력상담소


남군은 늠름한 모습, 여군은 애교 부리는 모습...군인 조형물에 성차별 문제 제기한 군성폭력상담소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경기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에 있던 군인 조형물이 철거된 소식이 전해졌다.


철거 이유는 조형물 모습이 문제 됐기 때문이다. 여군은 허리춤에 손을 올려 애교를 부리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반면 남성은 늠름한 모습으로 거수경례한 상태였다.


군성폭력상담소는 이를 두고 '성차별'을 언급했고, 논란이 되자 파주시는 조형물을 철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17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파주시는 도라산 전망대 잔디광장에 있던 여군 조형물을 지난달 30일 철거했다.


철거 전, 도라산 전망대에는 여군과 남군 조형물이 각각 1점씩 있었다. 전망대에 온 관광객은 여군·남군 조형물에서 기념사진을 찍곤 했다.


헌데 조형물의 모습을 본 군성폭력상담소는 '성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군성폭력상담소


군성폭력상담소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자세로 인해 군인 역할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여"


군성폭력상담소는 "남군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자세로 인해 군인 역할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성 군인은 바른 자세로 경례, 여성 군인은 애교를 부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문제의 구조물(조형물)은 왜곡된 성별 역할을 심어줄 수 있으며, 군인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며 복무하는 여군을 차별하고 배제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국방부와 파주시에 조형물을 철거 및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파주시는 이 같은 요청에 즉각 대응했다. 시는 요청 온 지 나흘 뒤인 지난달 30일 여군 조형물을 철거했다. 철거 후, 시는 남성과 같이 거수경례하는 여군 조형물을 별도 만들지는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형물을 관리하는 파주도시관광공사 측은 "추후 다른 여군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군성폭력상담소는 "마치 대한민국에서 군인은 남군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성 인지 감수성에 입각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 자체를 지우는 소극적 방식으로, 성차별 문제해결에 대한 파주시 인식의 한계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