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0일(일)

혈세 3억 4000만원 들여 만들어 1만원에 팔고 있는 '태권도 게임'의 처참한 완성도

인사이트태권도진흥재단이 만든 태권도 관련 컴퓨터 게임 / SBS '8뉴스'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며 세금 약 3억 4000만 원을 지원해 만든 태권도 게임에 오타와 오류가 한둘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태권도진흥재단은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약 3억 4000만 원을 들여 컴퓨터 게임을 제작했다.


해당 게임은 화려한 도복을 입은 3D 캐릭터들이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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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진흥재단이 만든 태권도 관련 컴퓨터 게임 / SBS '8뉴스'


단순히 캐릭터에게 옷을 입혀주고 음악과 품새를 골라 조합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캐릭터 꾸미기에 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혈세를 들여 만든 게임 속 오류와 오타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임을 실행했더니 한 인물이 태권도를 동경해 매니저가 됐다며 등장했다. 


그런데 화면이 바뀌자 동일 인물이 다시 등장해 자신이 대회 개최자라고 하고, 또 다음에는 태권도 팬이라고 설명한다. 


인사이트SBS '8뉴스'


캐릭터 돌려막기에 스토리도 앞뒤가 맞지 않는 설정이다. 


태권도 세계 결선대회를 설명하는 대회 정보를 살펴보면 대회 장소가 국기원 세계'태원도'본부라고 잘못 표기됐다. 


게임 출시 후 2년 반이 지났지만, 이러한 오류들은 일절 수정되지 않고 있다.


이 게임은 현재 1만 5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100만 원도 채 팔지 못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게임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리뷰를 통해 '돈 아깝다', '일단 내 세금 내놔', '게임으로서 끌릴만한 요소가 없다'는 등의 혹평을 쏟아 냈다.


이와 관련해 임종성 국회 문화체육위원은 "세금으로 태권도의 명예를 훼손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예산을 따는 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집행에도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만든 태권도진흥재단은 높은 수준의 게임을 제작하기보다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곧 수정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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