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샵 홈페이지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여행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근로자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휴가비'가 여행과 무관하게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5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휴가비 지원금이 성인잡지나 마사지, 네일아트, 왁싱샵 등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됐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근로자들의 휴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8년부터 6년째 시행 중인 해당 사업은 올해 예산만 150억 원이 투입됐다.
정작 근로자들의 사용처를 들여다보면 국내 여행 활성화 취지와는 거리가 먼 상품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 '휴가샵'은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근로자가 20만 원을 적립하면 기업이 10만 원, 정부가 10만 원을 지원해 40만 원으로 국내 여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휴가샵을 살펴보면 왁싱샵, 마사지 이용권 등 개인 미용과 관련된 상품이나 TV, 노트북과 같은 전자기기까지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가샵 이용 꿀팁'이라며 여행 외에 다양한 이용 방법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구매 내역 자료를 보면 지난 2018~2022년간 마사지 310건, 네일아트 150건, 왁싱 120건, 캠핑용 TV 70건을 비롯해 노트북, 스마트워치, 보정속옷, 신발, 의류, 성인잡지 등 구매가 다수 발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세금을 들여 침체된 국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취지와 다르게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왁싱샵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제모나 마사지 등은 '웰니스'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비노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취지와 다르게 굉장히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사업이 본 취지에 알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제대로 정비하고 철저히 관리 감독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