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JTBC News'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초등학교 5학년 교사가 교실에서 욕설하는 학생의 문제 행동을 학부모에게 이야기했다가 오히려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는 교실에서 욕설하는 학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20년 이상 교직 생활을 하고 있는 A씨는 올해 5학년 담임을 맡게 됐다.
A씨는 지난 2월에 전학을 온 초등학생 B군이 개학 첫날부터 수차례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해 불편함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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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도 B군의 행동에 지속적인 문제를 느꼈다.
이들은 학생 관찰 기록지에 '수업에 관계되지 않은 말을 하며 수업을 방해한다', '교실에서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등의 내용을 적었다.
또한 B군과 같은 반 아이들은 담임 교사가 상담 시간에 '선생님이 뭐 도와줄 것 없나요?'라고 묻자, 25명 중 18명이 'B군이 수업을 방해해서 힘들다'는 내용의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A씨는 "B군이 갑자기 '18세기 로마놈'이라는 말을 했다"며 "그게 욕인 줄 몰랐다가 반 학생들이 나중에 그게 욕이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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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B군은 주변에 '18세기 로마'가 'XX놈아'라면서 본인이 만든 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면서 "며칠 전부터 그런 얘기를 주변에 해서 아이들도 기분이 나빴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B군의 문제 행동을 심각하게 느낀 A씨가 학부모에게 전달했지만, B군의 학부모는 적반하장으로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B군의 학부모는 '우리 애가 거짓말했다는 거냐. 선생님 말 못 믿겠으니 우리 애가 수업 방해될 때마다 내게 전화 달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A교사는 B군의 할머니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했다. 아동학대 접수 내역에는 '피해 아동이 웃었다며 반성문을 쓰게 했다', '피해 아동을 뒤로 나가게 한 뒤 반성문을 쓰게 했다', '교실에서 아이에게 '네가XX새끼'라고 욕설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는 모두 B군의 말만 믿고 신고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군 가족은 교장실로 찾아와 'A교사를 벌주겠다', '언론사 섭외하겠다', '나 국회의원도 알고 있으니 이참에 벌주겠다' 등의 협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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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며칠 뒤 이들은 A씨에게 "(경찰)조사를 다 멈추어 놨으니 A교사가 와서 성의를 표하라"면서 B군의 비밀전학을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이 '그렇게 시행할 경우 A교사가 아동학대를 인정하는 것과 같기에 불가능하다. 아이의 학교 부적응 사유로만 가능하다'고 답하자, B군의 학부모는 해당 방법으로 다른 학교에 전학을 갔다.
끝으로 A씨는 앞서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숨진 대전 교사가 생전 학생에게 'IC8'을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제보한 것이라고 밝히며 "교사에게 욕설하는 행위를 지도하려는 순간 아동학대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