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인이동권 약속이행 지하철 타기 선전전 / 뉴스1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착한 장애인은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지만, 나쁜 장애인은 제도를 바꿀 수 있어요"
오늘(3일)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의 기습 시위가 벌어져 오전 한때 열차가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던 누리꾼들의 불만 섞인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왔다.
앞서 유사한 장애인 단체의 시위는 과거에도 몇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장애인 단체들이 요구했던 것은 '이동권 보장'이었다.
YouTube '씨리얼'
출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무릅쓰고 지속적으로 시위를 벌여온 장애인 단체들. 이와 관련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정책국장 변재원 씨가 입을 열었다.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씨리얼'을 통해 장애인 단체 시위에 대한 의견을 전한 변재원 씨는 스스로를 '나쁜 장애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속해 있는 단체를 '범죄사관 학교'라고 비유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박경석 대표는 전과 27범이며, 이형숙 대표는 전과 5범 이상이다. 죄목은 대체로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지자체로부터 고소가 접수된 무단 점거, 업무방해 등이다.
YouTube '씨리얼'
변씨는 "처음엔 다 긍정적이고 아름답고, 또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제안을 한다"며 "하지만 이렇게 하면 장애인들끼리 요구한다고 들어주지 않는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시위를 통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난리난리 생난리를 쳐야 겨우 움직인다"면서 "시위를 벌이고 고소당할 경우, 죗값을 치르려고 해도 장애인용 호송차량조차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착한 장애인으로 살아봤더니 좋더라고 말했다. 비장애인들 입장에서 무해하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지하철 엘리베이터나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서 장애인이 직접 행동해야 된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며 정책이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YouTube '씨리얼'
변씨는 "저는 이번 생은 아마 악역으로 살 것 같다"며 "착한 장애인은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지만, 나쁜 장애인은 제도를 바꿀 수 있다"라고 시위에 참여하는 의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나 언젠가 장애를 가질 수 있다. 죽기 직전이 될 수도 있고, 나이가 든 후일 수도 있고, 정말 불행하게는 내일 당장 어떤 사고를 당하실 수도 있다"면서 "(장애인 단체의 시위는) 삶의 최전선을 지키는 운동이고, 비장애인까지도 누구나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호소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쁜 장애인으로서 세상을 바꿔가는 모습이 멋지고 존경스럽다", "모든 장애인들의 차별 철폐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등 응원을 더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장애인 시민들의 이동권을 고려하지 않고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과 장소를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교통공사에 따르면 장애인 단체는 이날 오전 7시 45분부터 8시 13분까지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1차 시위를 벌였다.
이후 공덕역으로 장소를 옮겨 8시 35분까지 시위를 진행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시위 당시 5정거장을 이동하는데 40분의 시간이 걸렸다고 불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