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1일(금)

나폴레옹의 시계·알리의 권투장갑…인터넷서 다 산다!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 얼마 전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와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세계 미술품 경매 역사를 새로 썼다.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 지난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천936만5천 달러(약 1천968억1천721만 원)에 낙찰돼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Three Studies of Lucian Freud)가 2013년 11월 역시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기록한 1억4천240만 달러(1천562억5천552만 원)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자코메티의 실물 크기 청동상인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남자'(L'Homme au Doigt, Pointing Man)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알제의 여인들'에 이어 진행된 경매에서 1억4천130만 달러(1천549억3천545만원)에 낙찰돼 2010년 2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억430만 달러(1천137억5천만 원)에 팔린 자신의 작품 '걷는 남자'의 기록을 깼다.



'알제의 여인들'을 '낚아 간' 인물은 카타르 왕족 출신으로, 외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타니로 밝혀져 그 재력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이런 기록 등에 힘입어 11~13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미술품들의 낙찰가 총액은 14억1천3만 달러(1조5천423억 원)로 집계됐다고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는 경매는 대부분 크리스티와 소더비에서 이뤄진다. 이 두 곳에서 세계 미술품 경매 낙찰액의 70% 이상이 거래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들 두 곳이 역사까지 가장 오랜 것은 아니다. 역사가 가장 긴 경매장은 1674년 문을 연 스톡홀름 옥션하우스(Auktionsverk)이며 두 번째가 예테보리 옥션하우스(1681), 세 번째가 웁살라 옥션 시장(1731년)이라고 한다. 모두 스웨덴에 있다. 소더비의 전신인 베이커 경매회사는 이후 1744년 3월 런던에서 설립됐고 크리스티는 그보다 22년 더 늦은 1766년 영국에서 처음 경매를 시작했다.

어쨌거나 이들 유명 경매는 통상 비공개 또는 반공개로 진행돼 일반인의 참가가 쉽지 않다. 입찰 가격 역시 큰 진입 장벽이다. 이런 불편 탓인지 요즘은 이베이나 옥션, 알리바바처럼 온라인 경매를 통해서도 유명인의 소장품이나 역사적으로 진귀한 물품들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 시사주간 '아르구멘트이 이 팍트이'(논거들과 사실들. 이하 A&F) 지난 22일 자 인터넷판이 온라인 경매에 나온 위인들과 세계적 스타들의 소장품 가운데 10개를 골라 소개했다. "안락한 의자에서 일어날 필요도 없이 (손쉽게) 살 수 있지만 돈이 충분하다면 참가하라"는 권고도 붙었다. 간략히 소개한다.

▲ 나폴레옹 황제의 손목시계 = 전자경매에 부쳐진 물건 중 가장 유명한 상품 중 하나다. 소장자는 250만 루블(약 5천460만원)에 내놨다. 엄밀히 말해 나폴레옹의 소장품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나폴레옹이 실제로 오랜 기간 차고 있다가 1810년 당시 군의관 중 한 명에게 선물한 시계다.

▲ 에드워드 8세의 기(旗) = 나폴레옹의 시계 가격에 낙담했다면 대영제국 해군 기장으로, 그레이트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 국왕이었던 에드워드 8세가 타계한 1972년까지 그의 주거지에 걸렸던 기장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가격은 50만 루블(109만2천 원).

▲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러닝셔츠 = 미국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면으로 만든 러닝셔츠도 있다. 84만5천 루블(184만5천 원)에 나왔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 1945년 사망한 이후 그의 집사에게 넘겨졌는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자필서명까지 있기 때문이다.

▲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차량용 등(燈) = 루스벨트 대통령에 이어 33대 대통령에 취임한 트루먼의 물건들도 경매에 나왔다. 경매사들은 이들 중 차량용 등을 권장한다. 트루먼 대통령은 1947년 자신의 집사에게 "이건 매우 유용한 물건으로, 도로에서 자동차에 문제가 생길 때 보닛 속을 비춰줄거야. 나는 항상 뒷자리에 타고 문제가 생겨도 다른 이들이 고쳐주니까 이건 이젠 내게 필요없다"며 집사에게 선물한 것이다. 

▲ 메릴린 먼로의 액세서리 = A&F 편집팀이 찾은 물건 중 자동차들을 제외하고 가장 값비싼 것으로, 메릴린 먼로가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중 베벌리 힐스 장면에서 청색 드레스와 함께 하고 나온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목걸이와 귀고리다. 모두 1천800만 루블(3억9천312만 원). 



▲ 엘비스 프레슬리의 장난감 = 20세기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소장품들도 나왔는데 그중 붉은색 장난감 소방차가 눈에 띈다. 경매에 내놓은 인물은 상품 소개서에 "내 할아버지가 어린 시절 엘비스와 놀다가 달리기 내기에서 이겨서 받은 물건"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15만 루블(327만 원)

사자 머리 모양의 엘비스의 금반지도 있다. 순금으로 만들었으며 사자의 두 눈에 다이아몬드가 각각 박혀있다. 약 600만 루블(1천310만 원).

▲ 마이클 잭슨의 캡(모자) = 20세기 말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관련한 물품들은 온라인에도 쏟아지고 있다. 마치 진짜인 듯한 물품들도 많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 소유인 네버랜드에서 잭슨 자신이 수십 명의 아이를 태우고 기관사 역할을 할 때 썼던 어린이용 기차 기관사의 모자는 이채롭다. 12만5천 루블(273만 원).

▲ 마이어 란스키의 중절모 = 알 카포네, 럭키 루치아노 등과 함께 미국 최악의 마피아 중 한 명으로, '건달들의 회계사'로 불렸던 유대계 미국인 마이어 란스키의 중절모도 매물로 나왔다. '돈세탁'의 원조로 꼽히기도 하는 란스키는 감옥이 아니라 집에서 82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숨진 인물이다. 유대계로, 제정러시아 시절인 1902년 지금의 벨라루스 그로드노 마을에서 태어나 러시아 애호가들에게는 특히 인기가 높을 듯하다. 5만5천 루블(120만 원).

▲ 펠레의 운동 셔츠 =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는 평생 두 개의 축구 클럽과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만 활동했다. 미국의 '코스모스'팀과 브라질의 '산토스' 팀이 그것으로, 이번에 산토스 팀 시절 입었던 셔츠가 온라인 경매에 나왔다. 이탈리아의 소장자가 55만 루블(1천201만 원)에 내놨다. 앞서 펠레가 선수 생활 막바지인 1977년 코스모스 팀에서 뛸 때 입었던 셔츠는 92만 루블(2천9만 원)에 팔린 바 있다. 

▲ 무하마드 알리의 권투장갑 = 세기의 복서이자 미국 국민복서로도 칭송받는 무하마드 알리의 권투 장갑이 단돈(!) 100만 루블(2천184만 원)에 나왔다. 알리가 1964년 2월 25일 헤비급 세계 챔피언 전 때 사용한 장갑이다. 도전자 알리(당시 이름은 캐시어스 클레이)는 챔피언 소니 리스턴을 녹아웃 시키면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알리)의 신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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