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지난 1894년, 맨체스터 시(市)는 항구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도시에서 아일랜드 해로 연결되는 운하를 건설했다.
사이좋은 이웃이었던 맨체스터와 리버풀 시 사이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맨체스터가 야심차게 건설한 운하는 맨체스터에서 불과 48km 떨어진 이웃 도시 리버풀에 큰 타격을 줬다.
운하 건설 전에는 리버풀이 맨체스터에서 생산된 공산품을 세계로 내보내는 항구 역할을 했기 때문.
GettyimagesKorea
하지만 운하가 건설된 후 리버풀의 항구는 급속도로 쇠락했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리버풀 시민들 가슴 속에는 맨체스터에 대한 증오심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증오심은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를 통해 표출됐다.
두 도시를 연고로 한 리버풀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패권을 놓고 다툴 정도의 빅 클럽이었기에 라이벌 의식은 순식간에 확장됐다.
실제 양 팀은 이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깊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경기는 갈수록 거칠어졌고, 심판은 쉴 새 없이 카드를 꺼내 들어야 했다.
GettyimagesKorea
그리고 오는 17일 새벽 1시(한국 시간)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는 세계 축구사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이자 가장 치열한 경기인 '노스웨스트 더비'가 열린다.
리버풀로서는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2014년 3월 16일 원정 승리 이후 무려 4년 동안이나 리그에서 맨유를 이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리버풀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3승 3무로 무패행진을 달릴 정도로 분위기가 좋아 무승의 고리를 끊어낼 절호의 기회라는 평이다.
반면 맨유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시즌도 7승 5무 4패로 6위에 처져있다.
GettyimagesKorea
리버풀 선수 중에는 조 고메즈와 조엘 마팁의 결장이 확실하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역시 나폴리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맨유는 마르코스 로호가 발렌시아전에서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또 무리뉴 감독에 따르면 스몰링과 린델로프, 다르미안, 마샬, 달롯 등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부상은 패배의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물어 뜯어야 하는 경기다.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리버풀과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맨유의 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