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ManBookerPrize'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성폭력 사건으로 올해 노벨상 선정 권한이 취소된 스웨덴 한림원에 이어 문학계가 '미투' 의미를 되새기는 모양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가디언, AP통신 등에 따르면 2018년 맨부커상은 권력자에게 성적으로 학대 당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애나 번스(56)의 소설 '밀크맨(Milkman)'이 선정됐다.
'밀크맨'은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선정한 작품이기도 하다.
해당 작품의 수상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미투'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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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북아일랜드가 신구종교로 갈등을 겪는 시기다.
주인공은 피해자인 18살 소녀와 불법 무장단체 일원으로 일명 '밀크맨'이라 불리는 나이 많은 남성이다.
밀크맨은 가족관계, 사회적 압력, 정치적 충성심 등을 무기 삼아 18살 소녀를 성적으로 괴롭힌다.
이 소설은 1인칭으로 등장인물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묘사하는 점과 문장을 길게 늘여 쓰는 실험적인 형식 등으로 독창성도 높이 평가받았다.
번스는 수상 소감에서 '밀크맨'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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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는 폭력과 불신, 피해 망상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최대로 스스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곳에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장인 콰메 앤서니 아피아는 "이 작품은 사람들이 '미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며 의의를 밝혔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최초의 북아일랜드 작가이기도 한 번스는 이번 수상으로 5만 파운드(한화 약 7,427만원)를 상금으로 받는다.
한편 2016년 한국 소설가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