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6일(수)

30년 전 '88 서울올림픽'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소름 돋는 7가지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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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평행 이론'이라 한다.


정식으로 인정된 학명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일정 기간을 두고 비슷한 사례가 나타날 경우 이와 같은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올해 치러진 평창올림픽 또한 30년 전 한국에서 열렸던 1988년 서울올림픽과 유사한 점을 많이 보여 위와 같은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사람이 1988년과 2018년을 묶어 '평행 이론'이라 부르는 이유를 모아봤다.


1. 양대 올림픽 모두 마스코트가 '호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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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토끼와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두고 경합을 벌이다 호랑이 '호돌이'로 선정됐다.


2018년도에도 곰과 호랑이를 놓고 경합을 벌이다 우리나라를 수호하는 의미로 백호 '수호랑'이 마스코트가 되었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성화 봉송과 개폐회식에 함께 참여해 전 세계인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2.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극찬한 올림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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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3천 달러 남짓의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풍족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에티켓을 잘 지키고,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승용차 2부제 등을 철저히 지켜 훌륭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며 올림픽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당시 폐회식에서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서울올림픽을 "가장 보편화한 역대 최고의 올림픽!"이라며 극찬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은 국민소득이 10배가량 높아진 3만 달러에 근접해 치러진 올림픽이었다.


그만큼 30년 전보다 인력, 경제력 면에서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처음부터 전 세계 선수단 모두를 만족시키는 식단을 칭찬했다.


바흐 위원장은 폐회사에서 "선수촌과 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완벽하고 안락한 시설을 칭찬했다.


그는 특별히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며 폐회사 마지막에 한국어로 "헌신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훈훈한 마음도 전했다.


3. 세계 최대의 '평화 올림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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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의 출전 신청국은 모두 161개 나라였으나 마다가스카르가 출전하지 않아 총 참여 국가는 160개국이다. 이는 그때까지 최고 참가국 수였다.


당시는 세계가 반으로 갈린 냉전시대였기에 미국, 서독을 비롯해 소련, 동독 등 사회주의 이념을 따르고 있는 국가들도 모두 참가해 하나 된 세계라는 올림픽 정신을 드러낸 평화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2018년 평창올림픽은 개최를 1달여 앞두고 극적인 남북 합의로 북한의 참여가 결정되었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위협이 크게 문제가 되었던 만큼 세계인들은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었다.


참가국 또한 6개의 새로운 나라가 참가하게 되며 총 92개국 참가로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고 국가가 참여했다.


4. '흑자' 올림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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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발전을 알리기 위해 올림픽 유치 경쟁을 하지만 많게는 몇천억에 이르는 적자 올림픽이 이어지며 기피하는 나라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계 올림픽이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은 올림픽 중계권료 협상 사상 최초로 참가국이 적은 동계올림픽보다 액수가 적은 3억 달러로 NBC TV에 낙찰되는 불운을 겪었다. 기대를 받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총지출은 5,890억원이었고 총수입은 8,410억원으로 2,520억의 흑자를 기록했다.


출발부터 적자 올림픽을 예상하며 공격받았던 2018 평창올림픽 또한 흑자 올림픽으로 마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예산이 13조8,000억원으로 수익은 현재 13조9496억가량인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보다 많이 팔린 입장권과 기업 후원금에 더해 수호랑 등 캐릭터 상품의 판매 호조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5. '명절' 기간이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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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시작한 평창올림픽 개회식의 딱 일주일 뒤가 16일이 설날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그해 9월 17일에 시작하고 1주일을 조금 넘긴 8일 후 25일에 추석을 맞았다.


서울올림픽의 추석날 유도 남자 60㎏급의 김재엽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한복을 입고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달 16일에 윤성빈 선수는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확정 짓고 카메라를 향해 큰절을 해 보였다.


6. 하늘에 '오륜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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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많은 명장면이 탄생했지만 그중 IT강국 한국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 드론 오륜기였다.


폐회식에서는 수호랑이 귀엽게 걷는 모습과 하트를 표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8년도 개막식에는 '청·흑·적·황·녹'의 5개 대륙을 뜻하는 색깔을 입은 다이버들이 하늘 위에서 오륜기를 만들어 보였다.


30년을 사이에 두고 하늘에 만들어낸 오륜기는 인간 육체의 발전 넘어서 지성의 발전을 보여줌으로써 큰 감명을 주었다.


7.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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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은 '금12ㆍ은10ㆍ동11'로 종합 4위의 높은 성적을 거뒀다.


미국 LA에서 펼쳐진 바로 전 올림픽인 1984년 대회에서는 소련을 필두로 한 사회주의 국가가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금6ㆍ은6ㆍ동7'을 획득해 종합 10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임을 알 수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은 '금5ㆍ은8ㆍ동4'을 획득해 종합 7위에 올랐다.


빙상 종목에만 집중되어 있던 메달이 컬링이나 스켈레톤, 봅슬레이, 스노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동계올림픽을 더욱 풍성히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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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른 점도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남북한 단일팀도 존재하지 않았고 공동입장도 없었다.


당시 북한은 참가 신청을 했으나 후에 불참 의사를 밝히며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달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을 만든 부분도 있다.


국민적 합의가 없이 급하게 진행된 단일팀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노력했던 몇몇 선수에게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을 안겼다.


또한 빙상 연맹의 파벌 논란과 컬링 국가대표팀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졸속 운영도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지금 떠오른 아쉬움이 30년 후인 2048년에는 평행 이론으로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