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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올림픽은 선수들이 지금껏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경쟁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화합을 추구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올림픽에선 짜릿한 승부는 물론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의 순간도 펼쳐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넘어서서 희생과 배려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뽐낸 장면들이 포착됐다.
남자 팀추월 팀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며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넘어지는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팀워크로 똘똘 뭉쳐 그야말로 '기적'을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아래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던 역대 올림픽의 감동적인 장면 5가지를 모아봤다.
1. 넘어진 와중에도 끝까지 바톤터치를 해내 1위를 차지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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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 함께하는 쇼트트랙 계주 경기는 선수들의 팀워크가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하다.
선수들 간의 밀어주는 타임, 바톤터치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계주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전은 이번 올림픽에서 백미로 꼽힌다.
쇼트트랙 강국답게 치고 나갔던 우리 선수들. 하지만 세 번째 주자로 나선 막내 이유빈이 바통 터치 직전 뒤로 넘어졌다.
다른 나라의 선수들과 반 바퀴나 벌어진 상황에서도 국가대표 심석희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넘어진 이유빈에게 달려가 곧바로 바톤을 터치했다.
환상적인 팀워크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후 차이를 서서히 줄여나간 우리 선수들은 레이스 막판, 1위로 올라서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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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 오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결국 지난 20일 열린 여자 3000m 쇼트트랙 계주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러한 과정까지 우리 선수들은 확실한 팀워크를 다지며 고된 훈련을 이겨냈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른 선수의 악의적인 반칙이나 우리 선수의 실수 등에 대한 대처 방법을 강구해왔다.
서로를 의지하며 힘든 과정들을 이겨내며 이뤄낸 단체전 금메달은 우리 국민의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감동을 선사했다.
2. 유럽 강호들 차례로 격파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값진 은메달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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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깜짝 은메달을 땄다.
3200m를 세명의 선수가 함께 뛰는 팀추월은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주자의 기록을 비교하는 경기로 선수들 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이 때문에 앞에서 끌어주고 처지는 선수가 생기면 뒤에서 밀어주는 등 팀플레이가 펼쳐져야 한다.
당시 전통적으로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던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종목에서 우리나라는 강호들을 모두 꺾고 결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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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강 네덜란드팀과 맞붙은 우리나라 팀은 맏형 이승훈이 이끌며 주형준, 김철민 선수가 마치 한 몸이 된 듯 뒤따라갔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이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자칫 노메달로 끝날 수 있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팀에게 이 은메달은 금메달보다 더 값졌다.
경기가 끝난 후 이승훈은 "우리 팀 선수 개인의 실력은 보잘것없지만, 팀으로 뭉치면 세계 어느 팀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을 자신 있다"며 남다른 팀워크를 강조했다.
3. 의기투합 여고생 절친들의 끈기, 하나의 '팀 킴'이 되어 컬링의 빛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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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 많은 이들이 컬링이라는 종목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컬링 여자 대표팀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시키며 연일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하면서 큰 주목을 끌었다.
참가한 10개의 나라 가운데 세계 랭킹 8위인 한국팀은 캐나다(1위), 스위스(2위), 영국(4위), 스웨덴(5위)에 이어 OAR(3위)까지 꺾으며 5연승으로 예선 1위를 확정 지었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여자 컬링 대표팀. 이들이 매 경기 역대급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까닭은 남다른 팀워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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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여고 재학시절부터 절친했던 김은정과 김영미는 방과후 활동으로 처음 컬링에 접했다.
잠깐의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들은 컬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이윽고 김영미의 친동생 김경애, 김경애의 친구 김선영까지 인연이 닿으면서 지금의 막강한 컬링 대표팀으로 성장해왔다.
시간이 흘러 2015년 고등학생 김초희까지 합류하면서 마침내 지금의 '팀 킴'이 완성됐고, 열악한 지원 속에서도 8년간 탄탄한 팀워크를 길러왔다.
탄탄한 팀워크로 무장한 우리 컬링 여자 대표팀은 25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결승전을 치뤘다.
이날 대한민국 컬링 대표팀은 9엔드 끝에 8대 3으로 스웨덴에 패했음을 인정하며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올림픽 결승전에 오른 우리 대표팀은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4. 열악한 환경에서 세계 8위로 점프한 최고의 '스키점프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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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 설상 종목 스키점프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영화로 접했을 것이다.
지난 2009년 개봉해 8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가대표1'은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속 실존 인물들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스키점프에 출전한 최흥철, 최서우, 김현기, 강칠구 선수였다.
이들은 1991년 무주리조트의 '초등학생 대상 스키점프 꿈나무 모집'을 통해 스키 점프대를 처음 접하게 됐다.
비록 비인기 종목이었음에도 스키점프에 매력을 느낀 선수들은 영화보다도 열악한 훈련환경과 부족한 운영비 등을 견뎌내면서 꿈을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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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팀을 꾸린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그러나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위대한 도전에 나서 4년 뒤 열린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결국 이들은 그동안의 설움을 딛고 일어서며 단체전 8위를 차지해 올림픽 설상 종목 사상 첫 10위권 진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들의 모습은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여전히 감동의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5. 썰매 불모지에서 탄생해 감동을 선사한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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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종목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8년 봅슬레이에 흥미를 느낀 이들이 나타났다.
바로 대한민국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 원윤종, 서영우 선수다. 이들은 봅슬레이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변변한 스타트 연습장도 갖추지 못할 정도로 열악했다.
현실에 굴복하지 않은 원윤종과 서영우는 육상트랙을 직접 개조하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 버린 썰매를 주워와 연습을 시작했다.
장비조차 제대로 구입할 수 없었던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이렇게 힘겹게 출전한 첫 국제 대회에서 전복사고가 발생해 공식 기록조차 얻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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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한바탕 크게 싸우고 봅슬레이를 포기할 법도 했으나, 이들은 다시 한번 끈끈한 팀워크를 다지며 끈질기게 훈련에 임했다.
그 결과 2008년 봅슬레이 월드컵에서 그간 설움을 씻어 내리는 동메달을 따내며 극적으로 올림픽행을 확정 지었다.
2년 뒤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4명의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은 유일한 아시아 국가 소속으로 남자 4인승 종목 결선에 올랐다.
이런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국민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마음까지 움직이며 후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들의 노력은 드디어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드디어 발휘됐다.
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서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으로 구성된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은 1∼4차 레이스 합계 3분 16초 38로 전체 29개 출전팀 중 최종 2위를 차지해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봅슬레이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 사상 최초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