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suzanneschulting'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뜻밖의 동메달을 따낸 네덜란드 대표팀이 마치 금메달을 목에 건 듯이 기뻐해 훈훈함을 안긴다.
지난 20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핌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전이 열렸다.
결승 경기는 파이널A와 파이널B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파이널A는 1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를, 파이널B는 5위부터 8위까지를 판가름하는 순위결정전이었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3위에 그쳐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한 네덜란드는 파이널B 경기에 나섰다. 비록 순위결정전에 불과했지만 네덜란드는 최선을 다해 달렸다.
그 결과 4분3초47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계주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깜짝 이변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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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해 메달을 딸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네덜란드 팀은 후회 없는 결과를 이뤄낸 데 만족하고 이후 진행된 파이널A를 지켜봤다.
이때 다시 한번 기적이 찾아왔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4분07초361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는데 한국에 이어 2, 3위로 들어온 중국과 캐나다가 실격당한 것이다.
그 결과 파이널A에서 4등으로 들어온 이탈리아가 은메달을, 파이널B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네덜란드 계주팀이 동메달을 받게 됐다.
순식간에 5위에서 3위로 승격된 네덜란드 팀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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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덜란드 여자 계주팀에 있어 이번 메달은 사상 첫 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동메달을 딴 이례적인 상황, 금메달을 놓친 데 아쉬워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 팀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오늘 나타난 것 같다"고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덜란드 계주 대표팀 수잔 슐팅 선수는 동메달 확정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수들이 함께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결과에 승복한 네덜란드 대표 팀. 이들의 동메달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금메달 소식만큼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우리나라 대표팀과 함께 달린 중국과 캐나다는 국제빙상연맹(ISU)의 판단으로 실격 처리됐다.
ISU에 따르면 중국은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한국의 진로를 고의로 가로막았다.
캐나다는 주자가 아니었던 선수가 마지막 결승선에서 라인을 침범하며 진로를 방해했다.
경기 시작 전 손을 모으며 함께 파이팅을 외쳤던 우리나라 대표팀은 그같은 불상사에도 불과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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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