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MBC, (우) KBS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미국에 평창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레드먼드 제라드가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 11일 제라드는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87.16점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제라드는 2차 시기까지 잇따라 실수를 저지르며 메달권에서 멀어졌지만 3차 시기에서 고난도 연기를 완벽하게 성공해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로써 제라드는 올림픽 스노보드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17세 227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동계 올림픽 역사상 첫 2000년생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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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같은 17살 소년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해외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논란(?)이 벌어졌다.
이날 금메달을 딴 제라드와 리버풀의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의 이름이 같았기 때문.
축구 팬들은 스노보더 제라드가 17살에 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본 반면 축구 선수 제라드는 현역 생활 내내 단 한 번도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물론 리버풀 제라드가 선수 생활 내내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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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1회를 비롯해 유럽 슈퍼컵 2회, UEFA컵 1회, FA컵 2회, 리그 컵 3회, 커뮤니티 실드 2회 등 굵직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지난 2006년 유럽축구연맹(UEFA) 최우수 선수상 등 유럽 축구 최고의 레전드로 손색이 없다.
다만 지난 2014년 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를 첼시와의 경기서 미끄러져 뎀바 바에게 골을 내주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장면은 옥에 티가 됐다.
당시 패배로 1위를 질주하던 리버풀은 약 20년 만에 찾아온 리그 우승의 기회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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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실상부한 레전드인 제라드 역시 팬들로부터 '훔바훔바' 등의 굴욕적인 별명을 얻으며 "우승이 없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이번 스노보더 제라드의 금메달을 리버풀 제라드와 엮는 것도 "리버풀은 리그 우승이 없다"를 비꼬는 것이다.
하지만 '신(神)'이 아닌 이상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아픈 실수를 가슴에 담고 있을 제라드와 리버풀에 곧 리그 우승의 영광이 찾아오길 바라본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