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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선수 정현이 드디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맞붙는다.
정현은 오는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상대한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호주오픈이 끝난 뒤 발표되는 29일 자 세계 랭킹에서 30위 안쪽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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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현은 지난 2007년 이형택이 달성한 36위라는 역대 한국인 최고 랭킹 기록도 경신했다.
정현이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동안 '비인기 종목'에 머물렀던 테니스는 국내에서 '신드롬' 수준으로 인기가 치솟았다.
정현이 16강에서 세르비아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를 완파한 이후 정현의 경기 결과는 대다수 국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TV 중계 시청률도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정현이 입었던 의상이나 안경, 시계 등의 제품 매출이 늘었고 테니스용품의 온라인 매출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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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열풍'에 정점을 찍을 것이 바로 오늘 정현과 페더러의 맞대결이다.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윔블던까지 햇수로 15년간 꾸준히 메이저 대회 정상을 지킬 정도로 세계 테니스계의 최강자로 군림한 선수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통산 우승 횟수가 19회로 가장 많다.
페더러가 사상 최초로 메이저 남자 단식 20회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정현을 마주쳤다는 점에서 한국 테니스 팬들에게는 결코 놓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성사된 셈이다.
1996년생인 정현은 페더러보다 15살이나 어리지만 이번 대회에서 즈베레프, 조코비치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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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전 미샤 즈베레프와 경기에서 2세트 도중 기권승, 3회전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경기 3-2 승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경기는 모두 3-0으로 마무리했다.
이에 맞서는 페더러는 5경기를 치르면서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공교롭게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타이브레이크 전승을 기록 중이다.
정현이 다섯 번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이겼고, 페더러 역시 세 차례 타이브레이크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특히 세계 랭킹 58위에 불과한 정현이 조코비치와 두 차례, 즈베레프와 한 차례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이긴 것이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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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코트 커버 능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을 앞세워 스트로크 대결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고 있다.
다만 페더러가 강력한 서브에 이은 네트 대시 등으로 랠리를 길게 가져가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정현의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이 경기에서 이긴 선수는 이미 결승에 올라 있는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와 28일 결승에서 대결한다.
28일 결승전에서 칠리치와 같은 코트에서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될 선수는 누가 될 것인지 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호주 멜버른을 향하기 시작했다.
최해리 기자 hae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