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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세계 축구계를 호령했던 '흑표범' 조지 웨아(George Weah, 51)가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라이베리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는 대선 투표 개표를 98.1%까지 진행한 결과 조지 웨아가 61.5%의 지지율로 조셉 보아카이 현 부통령(38.5%)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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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인구 470만명의 서아프리카 빈곤국 라이베리아는 1944년 이래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됐다. 지난 2005년 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12년간 재임한 엘런 존슨 설리프 현 대통령은 다음달 웨아에게 정권을 이양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웨아는 라이베리아는 물론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전설의 축구 선수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빈민 지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웨아는 프로 축구 선수로 유럽에 건너가기 전까지 한 통신 회사에서 배전 기술자로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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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축구 리그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낸 웨아는 1988년 당시 프랑스 AS 모나코를 이끌던 아르센 벵거 현 아스날 감독의 눈에 띄어 유럽 무대를 밟았고, 1992년까지 AS 모나코에서 뛰며 '103경기 출전 47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또한 그는 1991년에는 AS 모나코를 프랑스 FA컵인 쿠프 드 프랑스 정상에도 올려놓았다.
1992년 AS 모나코에서 프랑스 명문 클럽 파리 생제르망(PSG)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후부터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한 웨아는 빠르고 파워 넘치는 플레이로 '흑표범'이라는 별명도 얻었고 1994-9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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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로 무대를 옮겨 AC 밀란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리고 그는 PSG와 AC 밀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1995년 축구 선수에게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현재까지도 이 두 상을 받은 아프리카 선수는 웨아가 유일하다.
2000년까지 AC 밀란에서 뛰며 114경기 출전 46골을 넣은 웨아는 2000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로 넘어와 첼시(11경기 3골)와 맨체스터 시티(7경기 1골)에서 뛰었고, 이후 프랑스 마르세유와 아랍에미리트(UAE) 알자지라를 거쳐 2003년 37살의 나이로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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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를 떠난 웨아는 정치에 뛰어들어 2005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설리프 현 대통령에 패배했다. 2011년 대선에서는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지만 또 다시 낙선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라이베리아에서 73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낸 주인공이 됐다.
대통령이 된 웨아는 승리 선언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국민의 감정을 깊이 느끼고 있다"며 "나의 막중한 임무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알고 있다.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