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간을 기증받아 목숨을 건진 미국의 한 여성이 당시 자신에게 생명을 나눠준 소년의 동생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장기 기증으로 시작된 특별한 인연이 평생의 동반자로 이어진 이 영화 같은 사연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미국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브루클린 도슨(24)과 노아 워터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2003년 희귀 간 질환을 앓으며 시한부 3일 판정을 받았던 도슨은 "당시 의료진이 어머니에게 장례를 준비하라고 권유할 만큼 절망적인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기증자가 나타나면서 도슨은 신시내티 어린이병원에서 무사히 간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생명의 은인은 오하이오주에 살던 10살 소년 마이클 워터스였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마이클은 평소 장기 기증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님 역시 아들의 숭고한 뜻을 존중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고, 마이클의 간은 켄터키주에서 죽어가던 어린 소녀 도슨에게 무사히 이식됐다.
마이클의 동생 노아 워터스는 "형은 늘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아이였다"며 형을 추억했다.
수술 이후 두 가족은 마이클을 매개로 인연을 이어갔다. 도슨과 노아 역시 함께 성장하며 깊은 우정을 나눴고, 이 감정은 점차 사랑으로 발전했다.
도슨이 자신의 마음을 자각할 즈음, 이를 눈치챈 도슨의 어머니가 먼저 노아에게 "도슨이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 주말 노아가 곧바로 도슨을 찾아오며 두 사람은 마침내 연인으로 발전했다.
지난 9월 26일, 두 사람은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노아는 "형은 자신의 장기 기증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겠지만, 20년 뒤 그 결정이 미래의 제 아내를 살릴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도슨 역시 "마이클 덕분에 새로운 삶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그를 기리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한 소년의 숭고한 희생이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한 것을 넘어, 두 가족을 하나로 묶고 새로운 사랑까지 피워냈다. 생명의 나눔이 예상치 못한 기적과 인연으로 이어진 이 부부의 사연은 장기 기증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