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료 인원이 최근 4년 새 세 배를 넘어선 가운데, 진단 증가 속도는 10대 청소년보다 30·40대 성인층에서 훨씬 가파르게 치솟았다. 과거 소아·청소년 질환으로만 여겨지던 인식이 바뀌면서 직장 생활과 일상에서 집중력 저하를 겪던 성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린 결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집계를 보면, 국내 ADHD 환자는 2021년 9만 9488명에서 2022년 13만 9696명, 2023년 19만 6658명, 2024년 25만 6922명, 지난해 31만 4729명으로 급증했다.
해마다 4만~6만 명 안팎의 환자가 유입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 상반기 진료 인원만 27만 8557명에 달해 이미 2024년 연간 진료 인원을 넘어섰다.
환자 수 자체는 여전히 미성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10대가 11만 7729명으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6만 1836명, 20대가 8만 545명으로 뒤를 이었다. 30대는 5만 2106명, 40대는 1만 6571명, 50대는 4107명 순이었다.
반면 최근 4년간 환자 증가율을 들여다보면 중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40대 환자는 2021년 2829명에서 지난해 1만 6571명으로 485.8% 폭증했다.
같은 기간 30대 역시 9159명에서 5만 2106명으로 468.9% 늘었고, 50대도 439.7% 증가했다. 10대 증가율인 183.4%와 9세 이하 증가율 113.5%를 두세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치료제 처방 시장도 성인 환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대표적 ADHD 치료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2022년 22만 1483명에서 지난해 39만 2239명으로 불어났다. 올해 1~5월 처방 환자만 32만 9654명에 이른다.
특히 30대 환자의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규모는 2022년 3만 2190명에서 지난해 7만 1006명으로 120.5% 증가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40대 처방 환자도 같은 기간 94.4% 늘어 19세 이하(79.5%)와 20대(79.7%) 증가율을 앞질렀다. 남성 위주였던 성별 구성도 변화해 2021년 7대 3이던 남녀 환자 비율은 지난해 6대 4 수준으로 좁혀졌다.
의료계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실제 질환 발생이 폭증했다기보다는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정신과 진료 문턱이 낮아진 영향으로 해석한다.
국내 정신의료기관 수는 2019년 5858개소에서 2024년 7240개소로 확충됐다. 전 세계 성인 ADHD 유병률이 3~5% 수준임을 감안할 때, 그동안 진단받지 못했던 잠재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