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5일(토)

"어라? AI가 시키는 대로 갔는데"...4300m 산속 조난당한 등산객들

인공지능(AI) 챗봇이 추천한 정보만 믿고 해발 4000m가 넘는 험준한 산을 오르다 조난당한 등산객들이 밤샘 고립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기술에 대한 맹신이 실제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발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은 산림청 산악구조대와 합동 수색을 벌여 해발 4322m 높이의 샤스타산(Mount Shasta)에서 고립된 20대 남성 3명을 무사히 구조했다고 현지 언론과 공식 소통망을 통해 알렸다.


이들은 당일치기 산행을 계획하고 소형 배낭만을 챙긴 채 산행을 시작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산행 시간이 지체되면서 입산 16시간 만인 오후 7시 무렵에야 정상에 발을 디뎠다. 일몰 후 어둠 속에서 하산을 서두르던 일행은 등산로를 이탈해 험난한 머드크릭 협곡으로 진입했고, 설상가상으로 일행 중 1명이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더 이상 이동하지 못한 채 영하권 산속에서 밤을 지새웠다.


캘리포니아주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 페이스북


구조 당국 조사 결과, 조난의 주요 원인은 AI가 제공한 부실한 등반 계획 때문이었다. 이들은 등산 경로와 준비물 목록을 구글의 생성형 AI 챗봇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설정했다고 진술했다. 제미나이는 극도로 험준한 샤스타산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실제 필요한 기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적은 양의 식량과 식수만을 준비하도록 안내했다.


보안관실은 "당초 8시간으로 예상했던 등반이 며칠에 걸친 고된 여정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실수가 됐다"며 "여행 계획 수립 시 절대 AI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캐스케이드산맥 남단에 위치한 샤스타산은 등산과 스키 명소로 꼽히지만, 급격한 기상 변화와 가파른 지형으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인 화산 지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