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으로 여겨지는 과일이 당뇨 환자에게는 밀가루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최근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인초대석'에 출연해 "당뇨 환자에게 밀가루와 과일 중 어떤 것이 더 해로운지 묻는다면 과일이 더 안 좋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밀가루와 과일이 체내에서 처리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밀가루는 포도당으로 전환돼 뇌와 근육 등 온몸의 세포가 에너지원으로 골고루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과일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각각 절반 정도 함유돼 있는데, 이 중 과당은 간에서만 처리 가능하다.
과일 섭취의 또 다른 문제는 양 조절의 어려움이다. 이 교수는 "과일은 하나만 먹고 멈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귤도 하나만 먹으려다가 계속 손이 가게 된다. 중독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도하게 섭취된 과당은 뱃살과 간의 지방으로 축적된다. 이 교수는 "간은 과당을 젖산으로 바꿔 운동 시 에너지로 일부 활용하지만, 운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남은 과당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지방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액상과당 문제와도 연결된다.
미국 음료 업계는 과거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해 옥수수에서 추출한 저렴한 액상과당을 탄산음료 등에 대량 투입했다. 액상과당의 약 55%는 과당으로 구성돼 있다.
액상과당이 첨가된 음료는 현재 미국뿐 아니라 저소득 국가의 비만 문제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하다고 생각해 과일을 많이 먹는 행위가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과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교수는 과일의 영양학적 가치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과일을 먹었을 때 좋다고 하는 건 당분이 좋다는 게 아니라 미량 영양소들, 미네랄이나 여러 가지 비타민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라며 "단 성분을 만드는 과당은 건강에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당뇨병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정상 상태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관해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절을 하고 살면 당뇨가 아닌 상태로 끝까지 살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가 7.3%인 환자에게 식단 조절하고 운동하고 오라고 했을 때 30~40% 정도의 환자들은 정상으로 만들어 간다"고 밝혔다.
한 환자 사례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당화혈색소가 9%대여서 당뇨 응급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나쁜 상태였는데, 불과 6개월 만에 정상 수치로 떨어졌다"며 "그리고 몇 년 동안 정상인 상태로 유지했다"고 전했다.
당뇨병 관리의 핵심은 혈당 조절이다. 규칙적인 식사와 간식 섭취 조절이 필수적이며, 식사 후 약 15분간 걷기만 해도 식후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식단 관리도 중요하다. 당을 빠르게 올리는 탄수화물 비중을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먹는 것이 혈당 안정에 좋다.
지방은 포화지방 비율을 줄이고 올리브유 등 양질의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만은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므로 체중 관리 역시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