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동 앞두고 이틀 연속 상한가·장중 43만8000원...공식 회동일엔 11.55%↓
이번엔 엔비디아 CDU 인증·모건스탠리 목표가 26만원...미·이란 교착에 원유 공급은 변수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두 달 만에 다시 만난다. 회동을 앞두고 LG전자 주가도 다시 움직였다. 12일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2.82% 오른 2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21만2500원까지 올랐다. 13일 오후 3시07분에도 20만5500원으로 20만원선을 유지했다.
두 달 전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젠슨 황 CEO의 방한과 구 회장과의 협력 기대가 커지자 LG전자는 5월 29일 29만3000원, 6월 1일 38만500원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 날인 6월 2일에는 장중 43만80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종가는 39만2500원이었다.
주가는 이후 빠르게 내려왔다. 구 회장과 황 CEO가 LG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진 회의(TMM)를 연 6월 8일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55% 떨어진 26만8000원에 마감했다. 당시 양측은 피지컬 AI와 AI 인프라,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중장기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43만8000원까지 갔던 두 달 전...이번엔 실적·AI 사업 숫자 붙었다
6월 2일 장중 고점 43만8000원에서 지난 11일 종가 18만1700원까지는 58% 넘게 내려왔다. 12일 하루 13% 가까이 반등했지만 종가 20만5000원은 당시 장중 고점보다 여전히 53% 낮다. 두 달 전 LG전자와 함께 움직였던 코스피도 6월 2일 장중 8933.62로 당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증시에서 오래 거론돼 온 이른바 '엘오꼭(엘지가 오르면 꼭지)'도 다시 회자됐다.
다만 이번 상승을 6월의 흐름과 그대로 겹쳐서 보기는 어렵다. 증시 움직임이 다를 뿐더러 무엇보다 두 달 사이 LG와 엔비디아의 협력 움직임이 다르다. 실질적인 숫자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엔비디아로부터 600kW급 냉각수분배장치(CDU)의 최종 품질 인증을 받았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회사는 1MW·2.5MW·4MW급 대용량 CDU로 엔비디아 인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6월 회동 당시 논의했던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이 제품 인증 단계까지 넘어온 셈이다.
실적도 숫자가 좋다. 회사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23조8265억원, 영업이익 1조5791억원을 기록했다. 전장과 생활가전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 사업도 기존 가전 사업 바깥의 성장축으로 올라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11일 보고서에서 LG전자를 LG그룹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목표주가는 26만원이다. 기존 9만5000원에서 174% 높였다. 반도체 중심이던 AI 투자 수혜가 로봇과 냉각, 센싱 등 '지능형 하드웨어'로 넓어질 경우 LG전자와 LG이노텍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봤다. iM증권도 13일 LG전자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다.
구 회장은 이번 주 미국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에서 황 CEO와 다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구 회장은 황 CEO와의 회동 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추가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로봇·AI 데이터센터·모빌리티 등 기존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6월엔 종전 기대, 8월엔 호르무즈 변수...달라진 증시 바깥 환경
증시 밖 환경은 오히려 두 달 전보다 복잡해졌다. LG전자 주가가 43만8000원을 찍었던 6월 2일에는 이란이 미국의 종전 제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호르무즈해협은 상당 부분 막힌 상태였지만 미국과 이란 간 합의 가능성은 남아 있었다. 양측은 이후 6월 중순 임시 합의까지 체결했다.
그 합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7월 이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다시 틀어졌고 현재 종전 협상도 교착 상태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2일 올해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평균 4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 전 전망보다 감소 폭을 60만배럴 더 키웠다.
7월 세계 원유 재고는 한 달 새 6900만배럴 줄어 79억배럴 아래로 내려갔다. IEA가 예상한 올해 3분기 세계 석유시장 공급 부족 규모도 하루 180만배럴로, 지난달 예상치 약 80만배럴의 두 배를 넘는다. 다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이 유가 상승을 누르면서 13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13일 오후에도 20만원대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26만원까지는 약 27%가 남아 있고, 두 달 전 장중 기록한 43만8000원과는 아직 23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구 회장과 황 CEO의 두 번째 회동을 앞둔 이번에는 600kW CDU 인증과 1조5791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이라는 숫자가 새로 붙었다. 다만 시장 바깥에서는 증시의 숫자를 들썩이게 할 '3분기 하루 180만배럴의 원유 공급 부족 전망'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