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4일(금)

일본 술집 이자카야, 줄폐업 위기... 상반기 파산 '역대 최다'

일본의 전통 술집 이자카야가 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리면서 소규모 이자카야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신용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TSR)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이자카야 운영업체 파산 건수는 118건을 기록했다. 이는 1989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다 수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파산 업체 중 90% 이상이 직원 10명 미만의 영세 사업자로 확인됐다. TSR은 올해 연간 이자카야 파산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용 상승이 이자카야 업계를 가장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맥주·위스키·일본주 등 주류 가격은 물론 식재료비, 인건비, 임대료가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시 단골 손님 이탈 우려로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도쿄 고토구에서 20여석 규모의 이자카야 '쿠라노스케'를 운영하는 마쓰바라 가즈노리는 코로나19 이후 손님은 회복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낮다고 토로했다.


쿠라노스케는 비용 절감을 위해 메뉴를 코로나19 이전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약 6개월마다 가격을 50엔씩 인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 메뉴에 들어가는 가다랑어 도매가격은 최근 2~3년 새 3~4배 급등했다. 마쓰바라는 "가격을 더 올리면 사람들이 주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Pixabay


내년 시행 예정인 식료품 소비세 인하도 이자카야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낮출 계획이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이자카야 대신 슈퍼마켓에서 조리 식품을 구매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토 매니저는 "한번 집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형 외식 체인과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그룹은 이자카야·로바타야키(화로구이) 시장 규모가 2035년 1조1000억엔으로 2019년 대비 3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같은 기간 햄버거, 라멘, 회전초밥 등 패스트푸드 시장은 58% 성장해 5조1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자카야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 대신 차별화된 개성과 특별한 경험 제공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역세권 입지와 저렴한 가격, 무제한 술이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대표 메뉴나 지역 사케, 독특한 분위기와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미와 다이스케 외식산업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이자카야를 떠난다기보다 수요의 형태가 달라진 것"이라며 "이제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가게를 고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