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미국 재무장관 "엔저가 원화 가치까지 끌어내려...방치하면 아시아 통화위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일 양국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 우려를 언급했다.


5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 원화도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 역시 위안화 가치 상승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28년 만에 일본과 손잡고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배경에는 급격한 엔저가 아시아 외환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베선트 장관은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규모 엔화 약세가 주요 촉발 요인이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인식은 지나친 원화 약세와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간 한국 정부는 원화 가치 하락이 계속될 경우 한·미 무역협정에 따라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해 왔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의 통화 정책을 향해서도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아베노믹스 시대는 끝났고 다카이치노믹스 시기가 됐다"며 장기적인 초저금리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서 벗어날 것을 압박했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 재정 구상이 엔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은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이 엔화 방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하는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감세 정책을 두고 "재정 불안을 키워 엔화 약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논란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엔화 방어 자금 지원에 동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 역시 다카이치 총리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게 직접 국채 매입을 요구했다며 정부의 통화정책 개입 정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