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게임처럼 미션 주고 살인 외주"... SNS서 10대 포섭하는 유럽 범죄조직

스웨덴 기반 범죄조직 '폭스트롯 네트워크'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10대 청소년들을 청부살인에 동원하는 '폭력 서비스' 범죄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이 2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폭스트롯 네트워크는 2022년 이후 약 35건의 살인과 유럽 내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한 폭발물·수류탄 공격 등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은 주로 10대 청소년에게 금전을 대가로 살인과 공격을 의뢰하지만, 청소년들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례가 많아 실제로 돈을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2월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서 당시 18세였던 아틸라 아지모프가 한 대학생을 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지모프는 폭스트롯의 의뢰로 범행을 저질렀지만 엉뚱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영국에서도 유사한 범죄가 적발됐다. 노르웨이 출신 청소년 요하네스 나틀란드는 지난달 영국 런던 중앙형사재판소에서 살인 공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나틀란드는 잉글랜드 북부 허더즈필드에서 청부살인을 실행하려다 범행 직전 체포됐다.


수사 결과 나틀란드는 온라인에서 '영국에서 살인, 보수 27만 크로네(약 4천만원)'라는 메시지를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에이전트 47'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폭스트롯 조직원은 그에게 항공권과 긴급 여권 발권을 지원했다.


조직은 컴퓨터 게임처럼 지도와 영상을 제공해 숲속에 숨겨진 총기와 현금의 위치를 찾도록 했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은 이를 '게임화'한 범행 수법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로폴 산하 유럽중대조직범죄센터의 앤디 크라그는 이를 "취약한 청소년에게 살인을 계산적으로 외주화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폭스트롯의 수장 라와 마지드는 스웨덴과 이후 활동거점이었던 튀르키예를 떠나 현재 이란 수도 테헤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드와 이란 정권의 연관성은 그가 테헤란으로 도피한 이후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로폴 / 유로폴 홈페이지


유럽 수사당국은 폭스트롯이 이란 반체제 인사나 언론인, 이스라엘 관련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동원됐을 뿐 아니라 마약 시장 분쟁에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폴은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특별수사팀은 창설 이후 15개월 동안 핵심 용의자들을 포함해 280명 이상을 체포했다.


체포된 인원 가운데에는 조직 수장과 가까운 사이인 '에이전트 47' 추정 인물 알리 셰하드 아흐메드도 포함됐다. 아흐메드는 이라크에 구금돼 있으며 현재 스웨덴으로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럽 수사 당국은 폭스트롯의 경쟁 조직들까지 같은 수법을 받아들이면서 청소년 청부 살인 위협이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