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축구를 돈으로 팔 수 없다"... UEFA, FIFA 주관 대회 전격 불참 선언

유럽축구연맹(UEFA)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회사 설립 계획을 정면으로 반대하며 월드컵 불참 카드를 꺼내 들었다.


31일 UEFA는 성명에서 "UEFA와 55개 회원국은 월드컵을 포함한 주요 대회의 소유권을 외부 투자자에게 파는 FIFA의 계획을 만장일치로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FIFA가 이 계획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FIFA 주최 대회 참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 GettyimagesKorea


UEFA는 월드컵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UEFA는 "월드컵은 여러 세대에 걸쳐 전 세계 선수와 팬들이 함께 일궈온 축구 역사 최고의 유산"이라며 "이를 투자 상품으로 전락시켜선 안 되고, 판매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논란의 중심에는 FIFA의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 구상이 있다. FFE는 월드컵과 클럽월드컵의 상업 및 대회 운영권을 맡게 되며, FIFA는 과반 지분을 보유하면서 축구 행정과 규정, 경기 일정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유지하는 구조다.


FIFA는 FFE 설립에 동의하는 회원국에 40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현지시간 9월 19일까지 수용해야 내년 1월 이 중 2000만 달러(약 285억 원)를 우선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 계획을 극비로 추진했고, 일부 FIFA 부회장조차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GettyimagesKorea


UEFA는 FIFA가 축구계와 협의 없이 계획을 밀어붙인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UEFA는 "축구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제안이 비밀리에 만들어져 축구 관계자들과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승인 직전까지 간 건 무책임하다"며 "이는 리더십 실패가 아니라 FIFA가 세계 축구 관리자로서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UEFA는 "전 세계 축구협회가 축구 역사상 최고의 대회를 돌이킬 수 없는 민간 소유 구조로 넘기거나,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하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는 민주적 결정이 아니라 협박에 의한 통치"라고 비난했다.


UEFA 회원국은 FIFA 전체 회원국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 진출팀 중 챔피언 스페인을 포함해 6개국이 유럽 팀이었다. 유럽 팀들이 월드컵에 불참하면 대회 흥행과 가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GettyimagesKorea


UEFA는 절차상 문제만이 아니라 축구 정신의 훼손을 우려했다. UEFA는 "외부 투자자가 FIFA 대회 지분을 확보하는 순간 축구는 영원히 바뀐다"며 "상업적 수익 창출이 영구적 의무가 되고, 회원국과 리그, 클럽, 팬보다 투자자 이익을 따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축구가 금전적 이익을 위해 미래를 담보로 잡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UEFA는 "UEFA와 회원국은 FIFA의 계획에 끝까지 맞설 것"이라며 "절대 타협해선 안 되는 가치로 평가받을 순간이 왔다. 월드컵은 축구의 것이고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럽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 월드컵은 결코 판매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