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신입 초봉이 14억 원?"... 美 월가·AI 기업, 수학 인재 모시기 총력전

미국 월가의 퀀트 트레이딩 업체들과 실리콘밸리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젊은 수학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해 몸값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일부 신입사원의 연간 보상이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2,000만 원)를 웃도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인스트리트, 옵티버 등 퀀트 업체와 오픈AI,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명문대 출신 수학·컴퓨터공학 인재를 둘러싸고 치열한 영입전을 벌이면서 초임 수준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최상위 기업들의 신입 기본 보상 패키지는 통상 35만~50만 달러(약 5억~7억 1,000만 원) 선이다. 하지만 보상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 입사 후 수년 내에 연봉 100만 달러를 돌파하는 경우가 흔해졌으며, 극소수 사례이긴 하나 첫해 보상으로 150만 달러(약 21억 원)를 제시받는 신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월스트리트 / GettyimagesKorea


헤드헌팅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열 양상을 '프로 스포츠 선수 영입전'에 비유하고 있다. 검증된 여름 인턴이 경쟁사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임금 체계를 뛰어넘는 파격적 조건을 제안하는가 하면, 졸업을 1년 앞둔 시점부터 조기 채용을 확정 짓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학 전공자들의 몸값이 급등한 핵심 원인으로는 AI와 퀀트 금융이 요구하는 기술이 비슷하다는 점이 꼽힌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는 기술과 금융시장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모두 고도의 수학적·통계적 역량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압도적인 실적으로 실탄을 확보한 퀀트 업체의 막강한 자금력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 퀀트 기업인 제인스트리트의 경우, 올해 1분기(1~3월)에만 103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기업들은 고교 수학경시대회 후원, 체스·큐브 대회 개최, 대학생 본사 초청 행사 등 저연령대 수학 영재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한 선점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학계 일각에서는 매력적인 천문학적 연봉에 끌려 유능한 인재들이 대학이나 순수 학문 연구 현장을 이탈하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